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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 무서워해서" 다나카 섭외한 명량대첩축제 해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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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명량대첩축제'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 '명량대첩축제'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1597년 정유재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단 13척의 배로 조선을 구해낸 명량대첩을 기념하기 위한 '명량대첩축제'가 왜색 논란에 휩싸였다.

20일 '2023명량대첩축제' 공식 홈페이지와 SNS 계정 공지글에는 올해 축제 스페셜 게스트로 다나카 유키오(개그맨 김경욱)가 특별 축하쇼를 선보인다는 글이 올라왔다.

축제집행위는 "오는 9월 8일 오후 9시 해남 우수영관광지·명량무대에서 펼쳐지는 다나카상의 스펙타클한 공연으로 초대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다나카의 사진을 게재했다.

특히 게시글에는 "명량! 축하쇼에서 함께 즐길 준비 되어있으므니까"라는 일본어 발음을 차용한 한글 표기와 더불어 '모에모에꿍'이라고 해시태그(#)도 달려 있었다.

"명량대첩 모르나" 네티즌 비판글 폭주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자 축제 인스타그램 계정 등에는 비판글이 쏟아졌다. 다카나가 일본 유흥업소 남성 종사자를 콘셉트로 하고 있기 때문에 명량대첩축제 게스트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네티즌들은 "이순신 장군님이 노하셔서 벌떡 일어나시겠다", "명량대첩이 무엇인지 모르나", "명량대첩에 일본 유흥업소 종사자 컨셉 연예인이라니", "이런 축제에 그런 게스트 섭외한 사람 제정신이냐", "사과문도 없이 게시물만 지우면 되냐", "이순신 장군 욕보이지 마라", "축제 보이콧하겠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현재 해당 글과 사진은 삭제된 상태다. 축제 주최 측인 전남도·해남군·진도군과 주관 측인 명량대첩기념사업회는 현재까지(오전 11시 기준) 별다른 공지나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부 네티즌들은 '노이즈 마케팅'을 노린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축제 집행위 측 "심려 끼쳐 송구, 재검토" 

논란이 계속되자 명량대첩축제 집행위 측은 이날 오후 1시쯤 위원장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즐겁고 유쾌해야 할 축제에 많은 분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한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집행위 측은 다나카 캐릭터 활동 속에 ▶뮤지컬 '영웅'과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을 공포 영화라고 말한 점 ▶이순신 장군을 두려워한다고 표현하며, 이순신 장군과 안중근 의사를 무서워한 점 ▶부캐릭터인 일본인으로서 독도는 한국의 땅이라고 인정한 점 등을 언급하며 '두려움+사과+존경의 메시지'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찬반 의견이 있었으나 젊은 층 사이에 좋은 반응이 있었다"며 "반전 기획을 통해 애국을 표현하자는 취지였으나 논란의 소지가 있어 재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명량대첩축제는 1597년 조선 수군과 전라도민이 일본 수군에 맞서 대승을 거둔 세계 해전사에서 빛나는 전승을 기념하는 호국 역사·문화축제다. 오는 9월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울돌목이 위치한 전남 해남군 우수영관광지와 진도군 녹지관광지 일원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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