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미일, 안보동맹 넘어 경제·금융·첨단기술 포괄 협력" [한미일 정상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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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18일(이하 현지시간) 미 대통령 별장인 워싱턴 인근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ㆍ미ㆍ일 정상회의를 마친 뒤 1시간 가량 기자회견을 했다.

이번 3국 회의에서 캠프 데이비드 원칙(principle)ㆍ정신(spirit)ㆍ공약(commitment)으로 명명된 세 문서를 채택한 세 정상은 기자회견에서도 “캠프 데이비드는 3국이 역내 안보와 번영을 위해 중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을 천명한 역사적 장소로 기억될 것”(윤 대통령), “3국은 새로운 시작, 새로운 가능성을 한 주, 한 날, 한 달이 아니라 수십 년에 걸쳐 포착해나갈 것”(바이든 대통령), “역사적인 전환점에서 3국이 캠프 데이비드 원칙과 정신에 입각한 협력을 힘차게 실행할 것”(기시다 총리)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세 정상은 한ㆍ미ㆍ일 3국의 기자 한 명씩, 세 정상에게 던진 9개의 질문에도 충실이 답했다. 다음은 주요 문답.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 대통령, 바이든 미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연합뉴스

미국의 핵 우산에 대해 아시아 국가들이 얼마나 신뢰할 수 있나.

”(바이든 대통령) 전임 대통령의 외교정책이 미국을 약화시켰다. 그래서 동맹을 강화하자고 하는 것이다. 개발 협력과 조율, 대화들이 협력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강력해질 거라 생각한다.“

한ㆍ일이 화해 움직임을 보이는데, 강제징용 문제에 관해 언급해달라.

”(윤 대통령) 1965년 한ㆍ일 협정, 그 이후 정부 조치와 2012년 대법원에서 내린 판결 간의 간극을 조정할 수 있는 공탁 방안을 시행했다. 국내에 반대 여론도 있지만, 우리 국민은 무엇보다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한ㆍ일 간의 관계 개선과 한ㆍ미ㆍ일 협력이 안보와 경제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있다. 더욱 노력해야될 문제다.“

중국과의 경제적 냉전에 대한 일본 내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기시다 총리) 오늘 회의에서 역내 평화와 번영을 해치는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와 맞지 않는 행동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 중국과는 지난해 11월 정상회담에서 얻은 긍정적인 모멘텀 유지하면서 주장할 것은 주장하고, 책임 있는 행동 강하게 요구하면서 다양한 대화를 거듭해 공통 과제에 관해서는 협력하는 건설적이면서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일관된 방침이다.“

한ㆍ미ㆍ일의 협력으로 실제 국민 삶에서 체감하는 이익이 뭔가.

”(윤 대통령) 3국의 포괄적 협력 체계가 가동되면 공급망 안정, 금융 외환시장에서의 안정, 첨단과학기술 협력 등이 원활히 이뤄진다. 최상급의 과학기술 역량 갖추고 있는 국가들로서 경제 발전과 과학기술발전 등에서 체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3국이 힘을 합쳤을 때 전 세계의 자유와 평화 번영에 기여할 수 있고, 그것이 곧 3국 국민의 이익이다.“

공동성명에서 억류자, 납치자, 국군포로 등 북한 인권문제 해결에 대한 협력의지 밝혔는데, 북한 문제 접근법이 어떻게 바뀌나.

”(바이든 대통령) 2022년 3월에 일본의 납북 가족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고통에 공감했다. 모든 국군포로와 납북자들, 억류자들에 대해 같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모든 억류자들의 자유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윤 대통령의 한ㆍ일 관계 개선 의지에 비해 일본이 소극적인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기시다 총리) 한ㆍ일 관계 강화를 엄청나게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윤 대통령도 공감해줬다. 윤 대통령과의 우정과 신뢰 관계를 기반으로 파트너이자 동반자로서 새로운 시대를 개척해갈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최근 윤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고, 저도 한국을 방문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런 것들을 하나씩 쌓아가면서 한ㆍ일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일본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이어지고 있다. 또,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위협이 커지는데.

”(바이든 대통령) 우리가 아무것도 안 했다면 상황이 어떻게 됐을까. 지금 중국이 만약 대만을 침공한다면 어떻게 될까. 러시아는 이미 정당성을 잃었고, 많은 국가가 제재를 통해 대가를 치르도록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중국에 관해선 경제적 강압에 대한 우려가 있다. 그래서 다양한 문제에 있어 협력을 강화하려 애쓰고 있다. 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우리의 협력이 이득을 가져다줄 것이다.”

북한의 도발에 대해 3국의 대응체계는 어떠한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해 정상회담에서 설명이 있었나. 또, 어떤 입장인가.

“(윤 대통령) 3국의 협력체계 중 가장 핵심적이고 상징적인 분야가 안보 협력 분야다. 3각 안보체계라고 하는 결정체 구조를 더욱 단단하고 견고하게 할 것이다. 후쿠시마 오염수는 오늘 회의의 의제가 아니었다. 그러나 후쿠시마 오염수는 3국 국민과 인류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공신력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점검 결과를 신뢰한다. 동시에 일본과 한국을 포함해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고 투명한 점검이 필요하다.”

북한이 핵미사일 계속 개발하고, 중국의 남중국해 도발이 이어지고 있는 이때 새로운 협력은 어떤 의미인가.

“(기시다 총리)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또 남중국해에서의 일방적인 현상변경 시도 등을 비롯한 한ㆍ미ㆍ일 3국을 둘러싼 안보 환경의 심각성이 더해가고 있다. 특히, 북한과 관련해선 여러 영역에 이르는 한ㆍ미ㆍ일 간의 공동 훈련을 해마다 실시한다는 점, 사이버 활동을 저지하기 위한 워킹그룹 설립 등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북한과의 대화의 길이 열려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인식을 함께했다.”

캠프 데이비드=권호 기자 kwo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