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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아시아판 나토 결성하려는 시도, 아·태 평화 위협”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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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3호 05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는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 [EPA=연합뉴스]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는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 [EPA=연합뉴스]

중국이 한·미·일 3국 정상의 캠프 데이비드 회동에 대해 “아시아판 소(小)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결성하려는 시도”라고 반발했다. 3국 정상이 발표할 ‘캠프 데이비드 선언’과 ‘원칙’에 대만 관련 내용이 어떻게 포함될지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전쟁과 혼란이 뒤엉킨 국제 안보 정세에 직면해 각국은 안보 공동체 이념을 지키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견지하며 각종 안보 도전에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국가도 타국의 안보 이익을 희생하고 지역 평화와 안정의 손해를 대가로 삼아 자신의 안보를 도모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왕 대변인은 “결국 누가 모순을 만들고 긴장을 고조시키는지 국제사회가 판단할 것”이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평화와 발전의 고지로 절대로 또다시 지정학을 다투는 결투장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종 배타적 소그룹과 소집단을 규합하고 진영 대결과 군사 집단을 아시아·태평양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는 인심을 얻을 수 없으며 반드시 지역 국가의 경계와 반대를 부를 것”이라고 반박했다. 자극적인 표현을 피했던 지난 15일 브리핑 때와 달리 반발 수위를 한층 높인 모습이다.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는 18일자 1면에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를 “위험한 도박”이라고 주장하는 기사와 한국 시위대의 정상회의 반대 사진을 함께 보도했다. 신경진 기자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는 18일자 1면에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를 “위험한 도박”이라고 주장하는 기사와 한국 시위대의 정상회의 반대 사진을 함께 보도했다. 신경진 기자

중국 관영 매체와 전문가들은 보다 자극적인 표현을 동원하며 반발했다. 미·일과 한국의 차이를 강조하며 분리 대응에 나서는 전략을 취하기도 했다. 뤼차오 랴오닝대 미국·동아시아연구원장은 이날 환구시보 인터뷰에서 “미국은 일본과 한국을 미국이란 전차에 더 긴밀하게 묶고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란 말 앞의 졸로 만들려 한다”며 “이번 캠프 데이비드 회동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중국”이라고 비판했다.

한·일 관계의 취약성도 부각했다. 류장융 칭화대 교수는 “나토 국가들의 안보 공약을 세 나라는 갖고 있지 않다”며 “한국과 일본은 안보 파트너일 뿐 동맹이 아니고 전략적 목표 또한 세 나라 모두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글로벌 관점에서 여러 목표를 고려하겠지만 일본은 주로 중국을 목표로 삼고 있고 한국은 대북 군사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일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며 “중국을 대상으로 하는 합동 군사훈련과 3국 협의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구시보도 지난 17일자 사설에서 “(중국이) 미국과 일본은 말하지 않고 한국만 언급하는 건 미·일은 일련의 현안에서 ‘강철같은 마음’을 품었다고 볼 수 있지만 한국은 이번 고비에서 이성과 지혜를 갖고 있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18일자 신문에서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 반대하는 한국 시위대 사진을 1면에 싣고 ‘위험한 도박’이란 시위대 구호를 기사 제목으로 올렸다. 신문은 이어 ‘한국은 역사와 현실 속에서 대중국 관계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미국의 ‘아시아판 미니 나토’ 구축 시도에 한국이 영합한다면 중국의 이익을 침범할 뿐만 아니라 한국 자신에게도 거대한 위험을 불러올 것”이라며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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