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바이든 “부친 별세 마음 아파” 윤 “하와이 산불 많이 걱정”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853호 04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친상 애도 메시지를 읽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친상 애도 메시지를 읽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사상 초유의 한·미·일 3국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공동 성명은 태평양 동쪽과 서쪽의 세 나라가 새로운 국제질서를 구축하기 위해 힘을 한 데 모은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세 정상은 회의장 안팎에서 각별한 친밀감을 보여 주었다.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부친상을 당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조의 표명이었다.

윤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도착 직후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지난 15일 별세한 데 대해 위로를 전했고 윤 대통령도 이에 화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화 통화에 앞서 윤 대통령에게 부친상을 애도하는 메시지와 조화도 보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보낸 메시지와 조화는 윤 대통령이 숙소에 도착하기 전에 전달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서명한 메시지 카드에 “당신을 위해 기도합니다. 부친의 별세를 애도하며 고인의 평안한 안식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질(Jill), 조(Joe)’라는 이름만 표기한 서명으로 윤 대통령을 향한 친근한 마음을 담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통화에서 “부친의 별세에 마음이 아프다. 대통령님과 유가족께 깊은 위로를 드린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영부인께서 걱정해 주신 덕분에 아버지를 편안하게 잘 모셨다. 감사하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하와이 마우이 산불을 서울에서부터 많이 걱정했다. ‘안보 동맹’이란 ‘재난 시에도 늘 함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잘 극복하실 수 있도록 한국은 모든 일을 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며 하와이 산불 사태를 위로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관대한 마음에 감사드린다. 윤 대통령은 불굴의 용기를 가진 저의 좋은 친구”라며 “내일 우리의 역사를 새로 쓰는 자리,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캠프 데이비드에서 다시 만나 뵙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도 “따뜻한 마음 잊지 않겠다. 내일 회의에서 건설적이고 좋은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18일 오전 10시15분(현지 시간)쯤 미국 백악관측이 제공한 전용 헬기로 캠프 데이비드에 도착해 미국 의장대가 도열한 가운데 에단 로젠스바이그 의전장 대행의 영접을 받았다. 이어 윤 대통령은 카트를 타고 이동해 기다리고 있던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캠프 데이비드 경내를 산책한 뒤 한·미 양자 정상회담을 먼저 했다. 뒤이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3자 정상회의를 시작했다. 회의가 끝난 뒤 세 정상은 소수의 참모진만 참석한 가운데 오찬을 함께했다.

한·미·일 3국 정상회의가 열린 캠프 데이비드는 미국 대통령의 공식 휴양지로 메릴랜드주 캐탁틴 산맥 안에 위치해 있다. 캠프 데이비드에 외국 정상을 초청한 것은 2015년 이후 8년 만인 만큼 이번 정상회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 대통령 중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첫 방문이다.

캠프 데이비드는 미 외교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합의들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미 외교의 상징적 장소로 꼽힌다. 1943년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외국 정상 중 최초로 이곳을 방문해 루스벨트 전 대통령과 노르망디 상륙 작전의 토대를 잡는 등 제2차 세계대전 종식 방안을 논의했다.

냉전 시기인 1959년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니키타 흐루쇼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을 이곳에 초청해 미·소 관계 개선과 군사 대결 지양에 합의하기도 했다. 3국 정상들도 이날 캠프 데이비드에서 6시간가량 함께 지내는 동안 통역 등 최소한의 인원만 대동한 채 회담과 오찬, 휴식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격의 없는 대화를 주고받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