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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40일 아들 살해한 중증지적장애 엄마…징역 10년 선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생후 40일 된 아들을 방바닥에 떨어뜨린 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를 받는 20대 친모 김모(25)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 4월 30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생후 40일 된 아들을 방바닥에 떨어뜨린 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를 받는 20대 친모 김모(25)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 4월 30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나 범행 방법, 범행 이후 행동 등 상황을 쭉 지켜봤을 때 형법상에서 말하는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죄를 저질렀다고 인정을 하기엔 조금 부족합니다.” 

17일 오후 2시 35분쯤 인천지방법원 형사법정. 류경진 재판장이 주문을 읽어내려가자 연두색 수의를 입은 여성이 고개를 떨궜다. 법정에선 생후 40일 된 아들 A군을 방바닥에 강하게 던진 뒤 3시간 동안 방치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25)씨의 재판이 진행 중이었다.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 류경진)는 이날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살해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김씨에게 8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예방 강의 수강을 명령하고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재판부는 “김씨는 자신에게 전적으로 의존해 생활하던 나이 어린 피해자를 학대하고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김씨가 혼자서 아이를 돌보는 과정에서 힘든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피해자의 생명을 앗아갈 정도로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김씨 측은 그간 재판에서 “김씨가 중증 지적장애를 앓고 있고 산후 우울증 등으로 인해서 책임 능력이 미약했다”면서 심신미약 감경을 주장해왔다. 지난달 14일 결심공판에서 김씨 측 변호인은 “김씨는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버림받았고 (결혼한 이후에도) 주변에 마음을 터놓고 의지할 사람 없이 산후 우울증을 겪었다”며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선처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류 재판장은 “김씨가 중증지적 장애 판정을 받았고 첫째 아이를 낳은 뒤 산후 우울증으로 병원에 한 차례 다녀온 것이 인정된다”면서도 “‘산후 우울증으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했다’는 피고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고 양형에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씨가) 우발적으로 범행한 데다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의 친부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재판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법정에 앉아있던 김씨의 남편은 중앙일보에 “징역 10년형 정도는 나올 것 같았다”면서도 “착찹하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지난 4월 26일 오후 4시쯤 인천시 서구 아파트에서 생후 40일 된 아들 A군을 2차례 방바닥에 강하게 던진 뒤 3시간 동안 방치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군이 머리뼈 골절과 뇌출혈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부검 결과를 내놓았다. 사건 당시 외출한 김씨의 남편은 “아내가 아이를 떨어뜨린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고, 경찰도 혐의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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