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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발 리스크 확산…원화값 한달 새 76.5원 급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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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5.23포인트(1.76%) 떨어진 2525.64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23.39포인트(2.59%) 내린 878.29에 거래를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6원 올라 1336.90원까지 뛰었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1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5.23포인트(1.76%) 떨어진 2525.64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23.39포인트(2.59%) 내린 878.29에 거래를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6원 올라 1336.90원까지 뛰었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에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코스피는 2% 가까이 하락했고, 미국 달러당 원화가치도 하락세를 거듭했다. 여기에 미국은 소비 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오자 ‘긴축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시장을 흔들었다. ‘경기가 나쁜 중국, 경기가 좋은 미국’ 모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겹악재를 맞은 모습이다.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과 중국 국유 부동산 신탁회사 위안양(시노오션)이 잇따라 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지고 소비·고용 등 거시 경제지표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중국발 리스크’가 아시아 금융시장을 통째로 뒤흔드는 모습이다. 특히 중국 부동산 매출 1위인 비구이위안이 위기에 빠지자 유명 부동산 신탁회사 중룽(中融)국제신탁이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지는 등 중국 부동산 위기가 날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중국판 리먼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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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5.23포인트(1.76%) 하락한 2525.6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직전 거래일 대비 23.39포인트(2.59%) 하락한 878.29에 마감하며 900선을 내줬다. 2차전지와 제약·바이오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코스피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중국·일본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가치는 전 거래일 대비 6원 떨어진(환율은 상승) 1336.9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18일 종가 기준 1260.4원까지 올랐던 원화값이 한 달도 채 안 돼 76.5원 내려갔다.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지난 5월 17일 이후 처음으로 장중 한때 1340원 선을 기록하기도 했다. 종가 기준으로 원화값이 달러당 1340원을 밑돈 건 올해 연중 최저치인 지난 5월 2일(1342.1원)이 마지막이다. 세계경제 ‘빅투(Big 2)’로 꼽히는 미·중에서 동시에 불어온 외풍에 원화가 맥없이 출렁이고 있다.

특히 원화값 하락은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국가 신용 등급을 ‘AAA’에서 ‘AA+’로 전격 인하한 게 배경이 되고 있다. 금융 시장에 악재가 발생하면 일단 달러화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데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지속할 수 있다는 관측이 이어진 것도 강 달러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중국 경기에 경고등이 켜진 것도 달러 대비 원화값을 떨군 요인이 됐다. 중국 인민은행은 경기 부진 및 부동산 위기 대응을 위해 지난 15일 단기 정책금리인 7일물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를 1.8%로, 1년 만기 중기 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2.5%로 각각 0.1%포인트와 0.15%포인트 인하했다. 이는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직결되면서 원화 약세를 부추긴다.

문제는 글로벌 시장에 돌발 변수가 생길 때마다 유독 원화값만 더 출렁거린다는 점이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 달러 대비 원화값은 한 달 전 같은 날과 비교해 4.4% 떨어졌다. 일본 엔(-2.3%), 중국 위안(-1.9%)보다 낙폭이 크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한국 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원인도 있지만, 수출 부진 여파로 경상수지가 악화하면 환율 변동성도 커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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