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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프리카보다 더 달궈진 구미…기상청이 내놓은 뜻밖의 원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5일 부산 동구 부산역 앞 횡단보도에서 부산을 찾은 관광객과 시민들이 쿨링포그를 맞으며 폭염 더위를 식히고 있다. 송봉근 기자

15일 부산 동구 부산역 앞 횡단보도에서 부산을 찾은 관광객과 시민들이 쿨링포그를 맞으며 폭염 더위를 식히고 있다. 송봉근 기자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소도시의 폭염 증가세가 대도시보다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지난 48년간(1973∼2020년) 국내 16개 도시를 포함한 30곳의 관측 자료를 기반으로 도시화 효과가 기온 상승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국내 16개 도시의 연평균기온은 10년마다 0.37도씩 상승했고 기온 상승의 약 24∼49%는 도시화 효과로 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도시와 중소도시를 비교해보니 중소도시는 연평균기온이 10년마다 0.38도 올라 대도시(0.36도)보다 상승 폭이 더 컸다. 같은 기간 중소도시의 폭염 발생 빈도 역시 10년마다 1.8일씩 늘어나는 등 대도시(1.6일 증가)보다 증가 속도가 빨랐다. 대도시는 인구 100만 이상, 중소도시는 30만 이상인 도시를 말한다.

특히 기상관측소 사이의 거리가 50㎞ 이하인 인접 도시를 비교하면 중소도시와 대도시의 차이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예컨대 중소도시인 경북 구미는 10년당 폭염 일수가 2.7일 증가해 인근 대도시인 대구(2.2일)보다 폭염의 강도가 더 강해졌다. 충청 지역에서도 대도시인 대전은 폭염일이 10년마다 1.1일 증가했지만, 인근 청주는 1.7일로 더 많이 늘었다.

“성장 멈춘 대도시와 달리 성장하는 중소도시 폭염 증가”

기상청은 중소도시의 폭염 증가 현상에 대해 “대도시의 경우 인구 증가 추세가 1990년대 이후에 정체됐으나, 중소도시의 인구는 최근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과 관련 있다”고 분석했다. 성장이 정체한 대도시와 달리 중소도시는 최근까지 성장을 이어오면서 폭염 증가에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전체 인구 중 대도시의 인구 비율은 1990년대에 52%로 최고점을 찍은 뒤 조금씩 감소했다. 반면, 중소도시의 인구 비율은 계속 상승해 2019년에는 31%까지 올랐다.

한편, 인구 10만 안팎의 비도시 14곳은 연평균기온이 지난 48년간 10년마다 0.23도 상승했고, 폭염일은 10년마다 1.1일 늘어나는 등 도시보다 온난화가 느리게 진행된 것으로 분석됐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이번 분석 결과는 최근 중소도시의 지속적인 성장이 폭염이라는 극한 현상의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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