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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100세 광복 영웅과 등장…이승만·김구 자유론 꺼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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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오성규, 김영관 애국지사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오성규, 김영관 애국지사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15일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은 ‘대통령의 입장’부터 과거와 달랐다. 통상 대통령 부부가 다수의 경호원과 입장했던 것과 달리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주변 경호원을 최소화한 채, 광복군 출신 생존 독립유공자인 오성규·김영관 애국지사와 함께 경축식장에 들어섰다.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일본에서 영구 귀국한 오성규(100세) 지사의 휠체어 속도에 맞춰 잔걸음으로 그의 뒤를 따랐고, 옆에서 함께 걸어간 김영관(98세) 지사에겐 고개를 숙여 길을 안내했다.

행사 전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경축식장에 먼저 도착해 이들을 맞이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오 지사에게 무궁화 자수 한산모시 적삼도 선물했다고 한다. 지난 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초청 오찬’에서 김영관 지사에게 선물했던 그 모시다.

눈을 감고 윤석열 대통령의 경축사를 듣고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모습. KTV 유튜브 캡처

눈을 감고 윤석열 대통령의 경축사를 듣고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모습. KTV 유튜브 캡처

윤 대통령은 취임식 때 착용한 하늘색 넥타이를 매고 경축사를 읽어 내려갔다. 경축사에서 ‘독립운동’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 운동이었다”고 정의됐듯, 경축식 행사 역시 자유를 강조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위대한 국민, 자유를 향한 여정’이란 주제로 열린 경축식은 배우 유동근 씨가 독립운동가인 고(故) 이희승 박사의 시 ‘영광뿐이다’의 “팔월 보름날 저들의 벽력은 우리에게는 자유의 종이었다”는 구절을 낭독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경축식 주제 영상도 자유를 강조한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백범 김구 선생, 매헌 윤봉길 의사의 발언이 소개됐다. 이 전 대통령의 “민주정체의 요소는 개인의 근본적인 자유를 보호하는 것”이란 발언이 나온 뒤 김구 선생의 “자유 있는 나라의 법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에서 나온다”는 발언과 윤봉길 의사의 “사람에게는 천부의 자유가 있다”는 발언이 이어졌다. 지난 9일 윤 대통령이 독립유공자 초청 오찬에서 “공산주의를 반대했던 김구 선생과 이승만 전 대통령은 같은 편인데 왜 후세 사람들이 나누는지 모르겠다”는 발언의 연장선에 가까웠다.

광복절 경축식에 등장한 자유에 대한 백범 김구 선생의 발언. KTV 유튜브 캡처

광복절 경축식에 등장한 자유에 대한 백범 김구 선생의 발언. KTV 유튜브 캡처

광복절을 맞아 정부는 100명의 독립유공자에게 포상을 수여했다. 윤 대통령은 중국 남경에서 국권 회복에 헌신한 고(故) 김현수님의 후손 김용수 씨 등 독립유공자 후손 5명에게 정부포상을 직접 수여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경축식이 이화여대에서 열린 것에 대해 “이화여대의 전신인 이화학당은 수많은 여성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곳”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축식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여야 대표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의 연설 중 이재명 대표가 눈을 질끈 감고 듣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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