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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쿠폰 만족 못 해” 中 배달업계 ‘요리사 선택’, ‘메타버스 주문’ 뜬다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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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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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음식을 다 시킬 수 있는 요즘. 프랜차이즈 음식점은 물론 유명 맛집과 오랜 점포까지 배달에 가세하며 바야흐로 ‘배달음식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치열한 경쟁 속 음식점들은 주문을 한 건이라도 더 받기 위해 ‘할인 쿠폰’과 ‘덤’ 공세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너무 일상화된 나머지 더는 고객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다. 점주가 쓴 주문 감사 쪽지 역시 받자마자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신세가 된 지 오래다. 설상가상 치솟은 배달비와 엔데믹 전환으로 배달 앱을 이탈하는 고객이 늘고 있는 상황. 업계에서는 고객에게 감동을 줄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옆 나라 중국에서는 새로운 무언가로 ‘요리사 선택(自選廚師)’서비스가 뜨고 있다. ‘요리사 선택’은 고객이 자신이 주문한 음식을 요리해 줄 요리사를 직접 고르는 서비스다. 중국 매체 테크싱추(Tech星球)에 따르면, 중국의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로 통하는 ‘메이퇀(美團)’과 ‘어러머(餓了麼)’에 입점한 식당 상당수가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 마라샹궈는 왕 셰프가 볶아주세요!”  

고객이 자신이 주문한 음식을 요리해 줄 요리사를 직접 고르는 ‘요리사 선택(自選廚師)’ 서비스. 사진 훙싱신원

고객이 자신이 주문한 음식을 요리해 줄 요리사를 직접 고르는 ‘요리사 선택(自選廚師)’ 서비스. 사진 훙싱신원

방법은 이렇다. 메이퇀 앱에서 마라샹궈(麻辣香鍋)를 주문한다고 했을 때, 각종 야채와 고기를 담고 맵기를 선택한 후에 마라샹궈를 볶아줄 요리사를 선택하면 된다. ‘요리사 선택’은 통상 주문 화면 말미에 등장하는데 그곳에는 해당 식당에 소속된 요리사들의 프로필이 나열돼 있다. 프로필에는 요리사별 경력 및 특기사항과 소개 글이 적혀 있으며, 고객은 이를 보고 판단해 원하는 요리사를 고르면 된다.

“오직 당신을 위해서 최고의 한 그릇을 만듭니다”, “장인의 손맛을 이어받아 정성껏 요리하겠습니다”, “세 살 때부터 요리를 배웠습니다”, “삶을 위해 사랑하는 기타를 내려놓고 국자를 집어 들었습니다”……. 이렇듯 소개 글에선 실력과 사연을 앞세워 고객의 지명을 받으려는 요리사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고객과 음식점 관리자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쓰촨성 청두(成都)의 한 식당 지배인은 중국 매체 훙싱신원(紅星新聞)과의 인터뷰에서 ‘요리사 선택’ 서비스를 시행한 후 판매량과 인기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식당에 대한 고객의 호감도와 신뢰도도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예전엔 우리 식당이 밀키트를 쓰진 않는지, 홀 운영을 하지 않아 위생이 엉망이진 않은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요리사 선택’ 서비스를 통해 그런 의심들을 불식하고 우리 식당이 요리에 자신 있고 믿을만한 곳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소속 요리사들에게 개별적으로 소비자의 피드백을 전달해 그들의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었다”고 전했다.

KFC, 메타버스에서 주문하면 집까지 배달해준다

?KFC와 슈퍼 QQ 쇼(超級QQ秀)가 손잡고 선보인 ‘메타버스 주문 배달’. 사진 活動聚

?KFC와 슈퍼 QQ 쇼(超級QQ秀)가 손잡고 선보인 ‘메타버스 주문 배달’. 사진 活動聚

‘요리사 선택’ 서비스 외에도 소비자를 잡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메타버스 주문 배달’ 서비스다. 패스트푸드 강자 KFC는 중국에서 슈퍼 QQ 쇼(超級QQ秀)와 손잡고 ‘메타버스 주문 배달’ 서비스를 선보였다. 슈퍼 QQ 쇼는 텐센트(Tencent·騰訊)의 메시징 앱 QQ가 선보인 메타버스 SNS로, 사용자가 나만의 캐릭터와 방을 꾸미고 가상 세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중국 매체 테크싱추에 따르면, 슈퍼 QQ 쇼 사용자는 KFC의 메타버스 매장에서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몰입형 쇼핑 경험이 음식배달 시장으로까지 확대된 것이다. 테크싱추는 “슈퍼 QQ 쇼 내 KFC 매장에는 음식을 주문하려고 기다리는 사용자들이 많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메타버스 공간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배달받는 경험에 신선함과 재미를 느꼈다. 실제로 슈퍼 QQ 쇼에 KFC 매장이 들어선 후, 5주 동안 무려 1900만 명의 사용자가 해당 매장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할인 쿠폰 이상의 이색 경험과 서비스가 중시되는 상황에서, 배달음식점의 홍보와 마케팅을 대행해주는 업체들도 생겨나고 있다. 핀둬둬(拼多多), 타오바오(淘寶) 같은 커머스 플랫폼에는 배달음식점의 온라인 매장 운영과 홍보·마케팅을 대신해주겠다는 게시글이 많이 올라와 있다. 이들은 배달 앱 메뉴 사진 촬영, 음식 소개 글 작성, 맞춤형 마케팅 진행 등을 담당하며 적게는 몇만 원부터 많게는 수백만 원까지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가영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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