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이 구한 잼버리, 평가 엇갈렸다…여가부·전북 책임론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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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했던 스카우트 대원들이 13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카운터에서 출국수속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했던 스카우트 대원들이 13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카운터에서 출국수속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누구도 잊지 못할 특별한 경험이었다.”
“준비 부족이다. 참가비 환불받고 싶다.”

부실운영 논란과 폭염·태풍까지 우여곡절 끝에 막을 내린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폐막 행사였던 K팝 콘서트에 대해선 '잼버리를 구했다'는 호평이 나오는 가운데, 대회 운영이 전반적으로 미숙한 점이 많았다는 평가도 여전하다.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와 전라북도에 대한 책임론도 본격적으로 제기될 전망이다.

“스카우트 정신으로 극복” 해외 대원 평가 보니 

13일 한국민속촌 강당에서 룩셈부르크 스카우트 대원들이 태권도를 직접 해보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한국민속촌 강당에서 룩셈부르크 스카우트 대원들이 태권도를 직접 해보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폐영식과 K팝 콘서트를 마친 잼버리 참가자 158개국 4만5000여명은 폐영 당일 2000여명을 시작으로 순차적인 귀국길에 올랐다. 12일에만 1만여명 이상이 출국했는데, 일부 대원은 서울 등지에 남아 문화 체험이나 도심 관광을 더 이어갈 예정이다. 정부는 “대회 참가 전 미리 산 항공권 일정에 따라 폐영 후에도 참가자들이 한국에 수일 남는다면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11박 12일 일정을 마무리한 대원들의 잼버리에 대한 소회는 긍정과 부정으로 나뉘었다. 호주에서 온 스카우트 대원 조슈아 웰스(16)는10일 e메일을 통해 기자에게 “전 세계에서 온 스카우트 대원을 만났고, 한국에서 연날리기 등 다양한 문화 체험을 했다”라며 “결코 잊지 못할 평생의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 대원 제퍼리 브라운은 9일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를 통해 기자에게 “예상보다 일찍 새만금을 떠나는 것이 매우 슬펐지만 우린 한국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라고 전했다.

조직위의 능력이 부족했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나왔다. 딸과 부인이 잼버리에 참가했다는 멕시코인 모리시오 페레즈는 10일 e메일을 통해 기자에게 “잼버리조직위원회가 대회를 발전시킬 능력이 없었다”라고 혹평했다. '아들 2명이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는 한 외국인 아버지는 “야영장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부 환불을 받기 희망한다”고 했다. 두 사람은 3000명이 참여하고 있는 페이스북 잼버리 그룹 커뮤니티를 통해 접촉했고, 기자에게 e메일을 각각 보내왔다.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마지막 공식 일정인 K팝 콘서트는 'K팝이 잼버리를 살렸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구원 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경기도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콘서트 당일 워낙 많은 국가가 한꺼번에 모여 아이들이 대기 시간 등으로 힘들어했지만, 콘서트를 즐기고 나선 반응이 매우 뜨거웠다”라고 전했다. 인솔을 맡은 한 단체 관계자는 “서울 상암을 왔다 갔다 하는 데 8시간이 걸렸지만, 아이들이 즐거워해 그간 지친 마음을 달래준 것 같다”라고 말했다.

K팝 환호에 배제된 여가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1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새만금 잼버리 비상대책반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1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새만금 잼버리 비상대책반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잼버리의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는 수습 국면에서 거의 배제되는 모습이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지난 4일부터 잼버리 관련 일일 언론 브리핑에 나서왔다. 당시 김 장관은 “폐막까지 매일 브리핑을 열고 상황을 챙기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폐영을 앞두고 10일 열린 ‘폐영식 및 K팝 콘서트 종합 준비 상황’ 브리핑에서는 김 장관 대신 김권영 여가부 청소년정책관이 참석했다. 11일 폐영식 당일에도 마찬가지였다. 김 장관은 지난 9일엔 예정된 일일 브리핑을 갑자기 취소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장관 거취 등과 연관 짓는 추측도 나왔으나, 여가부는 “각 행사 주무 부처가 달라 발생한 일”이라고 설명한다. 여가부 관계자는 “9일은 태풍 대비 상황 관련이라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가 담당했고, 폐영식과 K팝 콘서트는 주무 부처가 문화체육관광부라 김 장관이 브리핑에 참석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잼버리가 끝난 만큼, 부실운영을 두고 책임공방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여야는 8월 임시국회가 시작되는 16일부터 관련 상임위를 연다. 국회에 따르면 행정안전위원회는 16일 전체회의를 열고 행안부를 대상으로 새만금 잼버리와 관련한 현안질의를 진행한다. 25일에는 여성가족위원회가 김현숙 장관 등을 불러 현안질의를 실시할 예정이다. 감사원도 잼버리조직위와 전라북도 등 관계 기관과 여가부·행안부 등 지원 부처에 대한 감사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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