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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드러낸 분당 흉기 난동 최원종 "나도 스토킹 피해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분당 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은 10일 "피해자분들께 죄송하다"며 "구치소에서 반성문을 쓰겠다"라고 말했다.

경기남부경찰청 흉기 난동 사건 수사전담팀은 이날 오전 최원종을 살인 및 살인미수, 살인예비 혐의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구속 송치했다.

경기 성남수정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최원종은 "피해자분들께 정말 죄송하고 지금 병원에 계신 피해자분들은 빨리 회복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망한 피해자분들께 애도의 말씀을 드리고 사망한 피해자 유가족분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반성문을 제출할 의향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구치소에 가서 쓸 계획"이라고 답했다.

 지난 3일 발생한 '분당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이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성남수정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발생한 '분당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이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성남수정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아직도 피해자들이 집단 스토커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조직적으로 스토킹을 당하고 있었다. 간략히 말씀드리면 제가 몇년 동안 이 조직 스토킹의 피해자였고 범행 당일에도 괴롭힘을 당했다"며 "집 주변에도 조직원들이 많이 있는 걸로 생각했고, 그래서 제 주변에 있던 사람들을 죽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최원종은 앞서 경찰 조사에서도 "나를 해하려는 스토킹 집단에 속한 사람을 살해하고, 이를 통해 스토킹 집단을 세상에 알리려고 범행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날 경찰은 최원종의 신상정보가 공개된 만큼, 모자와 마스크 등을 착용시키지 않은 채 얼굴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최원종은 지난 3일 오후 5시 56분쯤 수인분당선 서현역과 연결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앞에서 보행자들을 향해 차량을 돌진하는 사고를 낸 뒤, 차에서 흉기를 들고 내려 시민들을 향해 마구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1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차에 들이받힌 20대 여성 1명은 뇌사 상태이다.

경찰은 사건 당일 오후 5시 59분 최초 신고를 접수하고, 6분 만인 오후 6시 5분 최원종을 서현역 인근에서 붙잡았다.

경찰은 2020년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은 최원종이 이후 최근까지 3년간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다가 망상에 빠져 범행한 것으로 봤다.

경찰은 최원종이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을 벌인 조선(33)의 영향을 받았는지 등에 관해 조사했으나, 최원종의 범행을 신림 사건의 모방 범죄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휴대전화와 PC에 대한 포렌식, 프로파일러 면담, 주변인 참고인 조사 등 결과를 종합해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아울러 경찰은 최원종의 범행이 정신질환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도, 그가 범행 전날 흉기를 구매한 정황 등에 미뤄 일부 사전 계획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최원종은 "범행을 저지르면 감옥에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사건 발생 전으로 돌아간다면 범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또 이 사건 범행에 대해 "후회한다"라고도 했다.

한편 검찰은 "사건이 송치된 오늘부터 철저히 보완수사를 진행해 국민들에게 큰 공포심과 불안감을 갖게 한 이 사건 범행의 전모를 명확히 규명하는 한편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에 대한 지원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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