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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175명 불참, 여태 모른 조직위…‘공기업, 콘서트 동원령’ 논란 기재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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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조직위원회가 입국도 안 한 예멘·시리아 대원들을 대학 기숙사와 연수원에 배정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9일 충남도와 홍성군 등에 따르면 잼버리 조직위는 홍성군 혜전대 기숙사에 예멘 대원 175명을 배정하겠다고 전날 통보했다.

이에 충남도·홍성군·혜전대 관계자들은 급히 대원 맞이에 나섰다. 기숙사 청소 상태를 점검하고 환영 현수막도 걸었다. 대원들을 위한 출장뷔페 음식까지 준비했지만 대원들이 언제 도착할지 알 수 없었다.

조직위 측에 수차례 문의해도 ‘인솔자 연락처를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예멘 대원들이 입국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건 오후 9시가 넘어서였다. 이용록 홍성군수와 이혜숙 혜전대 총장 등은 오후 10시가 다 돼 현장을 떠났다. 도 관계자는 “입국하지 않은 이들이 왜 리스트에 들어갔는지 경위를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출장뷔페 음식은 모두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경기도 고양시 NH인재원에 배정됐던 시리아 대원 80명도 입국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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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전남 순천시에서 잼버리 대회 대원들을 태운 버스가 다른 버스와 충돌하는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46분쯤 전남 순천시 한 청소년수련원 앞에서 스위스 스카우트 대원 등 38명을 태운 관광버스가 시내버스와 충돌했다. 시내버스에는 운전기사와 승객 등 5명이 타고 있었다.

대원들은 전날 순천시 청소년수련원 야영장에서 하루 묵고 서울로 가는 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참가 대원과 관광버스 운전기사 등 4명과 시내버스 탑승객을 포함해 총 10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한편 정부는 11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잼버리 폐영식 및 K팝 콘서트’ 지원을 위해 공공기관 직원 1000명을 동원한다. 기획재정부는 산업은행·수출입은행·기업은행·한국마사회 등 40개 공공기관에 지원을 주문했다. 공공기관 직원들은 대원들이 탄 버스 1대당 1명씩 배치돼 상암경기장까지 인솔하고, 귀가하는 버스에 대원들이 잘 탑승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게 된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금요일 밤에 공공기관 직원을 강제로 동원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등 불만이 쇄도했다. 반면에 “K팝 콘서트를 볼 기회지 않느냐”는 등 엇갈린 목소리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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