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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구해준 대구시에 보답”…평생 모은 사진 내놓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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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원로사진작가 서규원(85)씨는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사진 역사를 보여주는 자료를 대구시에 기증했다. [사진 대구시]

원로사진작가 서규원(85)씨는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사진 역사를 보여주는 자료를 대구시에 기증했다. [사진 대구시]

“대구시 덕분에 뇌출혈 수술을 받고 생명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50년 동안 모아 보관하던 자료를 대구시에 기증하고자 합니다.”

평생 수집한 사진 역사 자료 700여 점을 대구시에 기증한 원로사진작가 서규원(85)씨가 한 말이다. 오랜 세월 대구 사진계에 몸담아 온 서 작가는 “대구 사진 단체와 개인 관련 자료가 산재해 있고, 일부는 아예 확인조차 할 수 없어 안타까워 자료를 모았다”고 말했다.

대구시에 평생 모은 자료를 기증한 원로사진작가 서규원(85)씨. [사진 대구시]

대구시에 평생 모은 자료를 기증한 원로사진작가 서규원(85)씨. [사진 대구시]

서 작가가 기증한 자료는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사진 역사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구사진대전·전국흑백사진대전·경북사진대전·사광회·매일어린이사진대전 등 지역 자료와 대한민국사진대전 작품집·연감 등 500여 점이 대표적이다. 또 60~70년대 지역 사진작가 작품집 100여 점, 60년대 이후 국내·외 사진 공모전 관련 자료 100여 점 등이다. 특히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사진 관련 행사 1회(70~80년대)부터 2022년까지 자료가 한 회도 빠짐없이 완성본으로 구성돼 있다.

서 작가는 한국사진작가협회 대구지회 제24·25대 지회장, 한국사진작가협회 이사·부이사장을 지냈다. 민웅기 한국사진작가협회 대구지회장은 “대구 사진계 사람들은 서 작가를 ‘걸어 다니는 자료실’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서 작가는 지난해 뇌출혈 수술을 받고 회복했다. 지난해 대구시 원로예술인구술기록화 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그는 지난해 3월 아파트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넘어진 후 몇 달간 고생했다. 사업 관련 일정을 잡기 위해 서 작가에게 수차례 안부를 묻던 대구시 남지민 주무관은 이상을 감지하고 직접 병원으로 모시고 갔다고 한다. 검사 결과 뇌출혈로 응급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고 서 작가는 다음날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했다. 서 작가는 “생명을 구해준 대구시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소장 자료 정리와 기증을 서둘렀다”고 말했다.

조경선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앞으로도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노력한 많은 예술인의 열정을 기억하고, 그 활동이 빛날 수 있도록 중요 예술자료의 수집과 보존, 연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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