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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집권 훈센 총리 장남…캄보디아 차기 총리로 공식 지명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총선 당시 선거 유세 중인 캄보디아 총리인 훈센(왼쪽)과 장남 훈 마넷.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총선 당시 선거 유세 중인 캄보디아 총리인 훈센(왼쪽)과 장남 훈 마넷. 로이터=연합뉴스

캄보디아 훈센(71) 총리의 장남인 훈 마넷(46)이 7일 차기 총리로 공식 지명됐다.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노로돔 시하모니 캄보디아 국왕은 훈센 총리의 요청을 받아 훈 마넷을 차기 총리로 임명한다는 칙령을 발표했다.

훈 마넷은 캄보디아 의회의 신임 투표를 거쳐 오는 22일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훈센 총리가 이끄는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이 원내 125석 중 120석을 차지하고 있어 의회 통과가 확실시된다.

이번 인선은 훈센 총리가 지난달 총선에서 압승한 뒤 장남에게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1985년 처음 총리직에 오른 그는 38년 간 집권했다.

훈센 총리는 이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최연소 총리(32세)이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 재임한 총리였다”라고 재임 시절을 되돌아봤다. 그러면서 “앞으로 15일 동안 총리직을 수행하면 ‘총리의 아버지’로 추대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장남 훈 마넷은 캄보디아군 부사령관이자 육군 대장이다. 이번 총선에서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1999년 미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대와 영국 브리스톨 대학에서 각각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구에서 교육을 받은 훈 마넷이 아버지와 달리 개혁적인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다만 홀로서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아버지 훈센 총리는 “적어도 2033년까지 다른 직책에서 봉사를 이어갈 것이다”라며 막후에서 권력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비췄다. 그가 총리직은 물러나도 여당 대표직을 유지하고 상원의장과 국왕 자문기구 의장도 맡을 전망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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