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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MBC 사장 "흉기난동보다 방송장악 문제 중요"…與 "방송위에 사람"

중앙일보

입력

최승호 전 MBC 사장이 지난 2018년 12월 14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제3회 감사편지쓰기 공모전 시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승호 전 MBC 사장이 지난 2018년 12월 14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제3회 감사편지쓰기 공모전 시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승호 전 MBC 사장과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이 공영방송 장악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최 전 사장이 '공영방송 장악 문제가 흉기 난동·잼버리 사태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하자 박 의장은 "방송 위에 사람이다. 좌파방송, 민노총 언론노조의 방송도 국민 위에 있을 수 없다"고 반박한 것이다. 이에 최 전 사장은 "말꼬투리 잡기로 공영방송 장악이라는 진실을 피해갈 수는 없다"며 되받아쳤다.

최 전 사장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이 공영방송 KBS와 MBC를 동시에 장악하려는 불법, 탈법적인 시도를 하고 있는데 언론보도를 보면 한가하기 짝이 없다"며 "분당 흉기 난동이나 잼버리, 폭염 같은 사안도 국민이 알아야겠지만, 공영방송 장악 문제는 그것보다 훨씬 중요한, 우리 사회의 근본을 완전히 파괴하는 문제다. 중요도로 따지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영방송을 향해 "윤석열 정권에 지금 당신들이 역사에 대해 대한민국 헌법과 국민에 대해 떳떳한 짓을 하고 있는가 물으라. 흥분하지 말고 차분하게 사실로 가득 찬 이 반헌법적 사태에 대한 뉴스를 국민에게 충분히 제공하라"고 했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박 의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눈을 의심했다"며 "그들만의 방송만능주의에 소름 돋는다. 사람의 생명과 안전이 공영방송보다 먼저다. 만 배, 억 배 더 중요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르신 폄하', '대통령 무례'에 이어 이제는 사람도 뒷전"이라며 "망발 DNA가 민주당 안팎으로 퍼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전 사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MBC 사장을 지냈다.

박 의장은 "'묻지 마 범죄'로 죄 없는 국민들이 칼부림 당하고, 이상폭염 속 잼버리 대회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데도 그들에겐 뒷순위인가 보다"며 "좌파 방송, 민노총 언론노조의 방송도 국민 위에 있을 수 없다. 사람의 생명과 안전이 공영방송보다 먼저다. 만 배, 억배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후 최 전 사장은 또다시 글을 올려 자신을 저격한 박 의장을 향해 "당신들이 공영방송을 폭력적으로 장악하면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그것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도 위험하게 만든다"며 "그런 식의 말꼬투리 잡기로 공영방송 장악이라는 진실을 피해갈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최 전 사장은 "당신들이 방송장악 사령관으로 내세운 이동관 방통위원장 지명자가 비판언론을 공산당 기관지라고 부르지 않느냐. 그가 말하는 공산당 기관지가 KBS, MBC를 말한다는 것을 국민들이 모를 것 같으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영방송을 공산당 기관지 취급해 탄압하면, 그런 사회에서 안전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그러니 박 의원님, 정말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걱정한다면 공영방송 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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