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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세번째 법원 출석… "바이든, 대선 못이길 것 같아 박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로 추가 기소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법원에 출석해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 법원 출석이다.

3일(현지시간) CNN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법원 출석을 위해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자신의 골프 리조트에서 출발해, 자가용 비행기로 워싱턴DC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 도착 후 차량으로 이동한 그는 예정된 시간보다 40여분 먼저 연방법원에 나타났다.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로 추가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일 워싱턴 DC에 있는 법원에 출두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AP=연합뉴스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로 추가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일 워싱턴 DC에 있는 법원에 출두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워싱턴DC 연방 법원에서 그는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한 사기 모의▶선거인단 표결 인준 등 공무집행 방해 모의▶투표권 침해▶공식 절차 방해 등 4개 혐의를 인정하는지 묻는 기소인부 절차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는 30분도 채 되지 않아 신속하게 끝났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WP는 트럼프가 받고 있는 4개 혐의 가운데 공무집행 방해 모의의 경우 최고 20년형이 내려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내리던 비를 피하기 위해 '트럼프' 로고가 찍힌 검정 우산을 직접 받쳐 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이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내리던 비를 피하기 위해 '트럼프' 로고가 찍힌 검정 우산을 직접 받쳐 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이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그는 지난 4월 성(性)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과 지난 6월 기밀문건 무단 반출 사건으로도 두 차례 기소돼 법원에 출석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녀사냥'이라면서 반발했다. 이날 일정을 마치고 뉴저지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타기 직전 취재진을 향해 "(오늘은) 미국에 매우 슬픈 날"이라면서 "공화당 경선에서 압도하고 있고, 바이든을 많이 앞서가는 사람에 대한 박해(persecution)"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다음 심리는 오는 28일 오전 10시에 예정돼 있다.

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원에 출석해 선서하고 있는 모습을 그린 그림. BBC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원래 누군가를 기다릴 사람이 아니지만 이날 판사가 입장할 때까지 가만히 대기했다"고 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원에 출석해 선서하고 있는 모습을 그린 그림. BBC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원래 누군가를 기다릴 사람이 아니지만 이날 판사가 입장할 때까지 가만히 대기했다"고 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 "시위자보다 기자 더 많아" 

이날 워싱턴DC 메트로폴리탄 경찰국 등은 트럼프의 법정 출두에 대비해 경계태세에 들어갔다. 시위대가 예상보다 적었고 우려했던 대규모 충돌도 없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반대 시위자 한 명이 '패배자'라고 적힌 종이를 달고 트럼프 탈을 쓰고 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 반대 시위자 한 명이 '패배자'라고 적힌 종이를 달고 트럼프 탈을 쓰고 있다. EPA=연합뉴스

법원 앞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반대파가 모였다. 다만 앞선 두 번의 기소 때보다는 분위기가 시들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트럼프 반대 진영은 '그를 가두자(Lock him up)', '기소를 축하한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했다. 이들에 비해 트럼프 지지자들은 수적으로 적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시위자보다 기자가 더 많았다"며 "트럼프 지지자나 반대파는 소수의 사람들이 나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이유는 민주당 성향이 강한 '블루 스테이트'인 워싱턴DC의 특성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세 번째 법원에 출석한 가운데 트럼프 지지자들이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세 번째 법원에 출석한 가운데 트럼프 지지자들이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기소됐는데도…공화당 지지자 69% "바이든 부정선거"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했다는 혐의의 세번째 기소가 향후 미국의 대선 레이스에 어떤 영향을 줄 지에 외신들의 관심이 쏠렸다. 앞서 두 번의 기소 당시엔 트럼프 전 대통령 입장에선 지지층이 결집하는 기회가 됐다.

이날 공개된 CNN의 여론조사 결과 이번 특검 기소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지지자 상당수는 여전히 조 바이든 대통령이 부정하게 대선에서 이겼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NN이 여론조사업체 SSSR에 의뢰해 지난달 1~31일 127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 69%가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승리에 필요한 득표를 하지 못했고 적법하게 이기지 않았다'고 답했다. 69% 중 39%포인트의 응답자는 부정선거 물증이 있다고 봤고, 나머지는 심증만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깃발을 든 트럼프 지지자의 모습. EPA=연합뉴스

'트럼프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깃발을 든 트럼프 지지자의 모습. EPA=연합뉴스

CNN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부정 승리했다고 답한 공화당 지지자 비율은 1·6 의사당 폭동 사태가 있었던 2021년 72%에서 최근 63%까지 떨어졌으나 이번에 트럼프 기소를 계기로 다시 올랐다. 전체 응답자 대상 조사에서는 61%가 2020년 대선에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의 여론조사에선 공화당 지지자 일부는 트럼프의 거취에 따라 내년 대선에 투표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와 입소스가 세 번째 기소 직후 이틀간 유권자 1005명을 조사한 결과, 트럼프가 중죄라고 선고받아도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공화당 지지자의 45%가 투표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트럼프 수감 시에는 투표하겠냐는 질문에는 52%가 안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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