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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 안차리고 모친상 조용히 치른 이상민…"수재민 아직 고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최근 조용히 모친상을 치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했다. 뉴스1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했다. 뉴스1

3일 행안부 등에 따르면 이 장관 모친은 지난 1일 별세했다. 향년 89세로 지병을 앓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관은 외부에 일절 알리지 않고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렀다. 발인날인 3일 오전에서야 일부 간부‧직원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고위 공직자들이 경조사를 외부에 알리지 않는 사례는 종종 있지만, 이 장관처럼 아예 빈소까지 차리지 않은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이 장관은 극한 호우에 이은 ‘사람 잡는’ 폭염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24시간 가동되고 있고, 휴가철까지 겹친 시점이라 모친상을 알릴 경우 여러 사람에게 불편과 폐를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해 조용히 장례를 치르는 방향을 결정했다고 한다. 수재민의 고통이 아직 가시지 않은 점도 영향을 줬다. 이후 이 장관은 가족들을 설득해 부고도 내지 않았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부지를 찾아 준비 상황과 소방 안전 대책 등을 점검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부지를 찾아 준비 상황과 소방 안전 대책 등을 점검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이 장관 모친상이 외부에 알려지게 된 계기는 전날(2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영식에 장관이 불참하면서다. 윤석열 대통령 내외도 참석하는 주요 행사였다. 이 장관은 대회 공동위원장이기도 하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달 29일 잼버리 대회 현장을 찾아 안전 대책을 직접 살피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이 장관은 허승원 행안부 비서실장에게 개영식 불참 이유를 설명하면서 최근 모친상을 당한 사실을 간단히 언급했다고 한다. 발인이 끝난 이후 외부에 이 장관 모친상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장관은 발인이 치러진 3일 잼버리 대회장 내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잼버리조직위원회, 여성가족부, 전북도 등과 공조해 대책을 마련해 즉시 시행하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아울러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을 대회 현장으로 급파해 상황을 점검하라고도 했다. 이 장관도 이날 오후 잼버리 대회장을 찾았다.

한편 이 장관은 지난해 12월 장인상을 당했을 때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가족장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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