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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히 걸어나왔는데 얼굴색이…물놀이 '마른익사' 주의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전국에 폭염특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2일 오후 경기 시흥시 배곧한울공원 해수풀장을 찾은 시민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뉴스1

전국에 폭염특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2일 오후 경기 시흥시 배곧한울공원 해수풀장을 찾은 시민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뉴스1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전문가들이 물놀이로 인한 ‘마른 익사’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다면 물놀이 후에도 아이의 상태를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물 밖으로 나온 뒤 호흡곤란을 겪는 ‘마른 익사’가 나타날 위험이 있어서다.

통상 익사(溺死)란 기도에 물이 들어가 질식해 사망하는 것을 말하는데, ‘마른 익사’(Dry drowning)는 물 밖으로 나온 뒤 24시간 이내에 호흡곤란으로 사망하는 것을 말한다.

마른 익사는 소량의 물을 삼켜도 발생할 수 있다. 적은 양의 물이라도 기도를 따라 폐로 들어가면 기관지나 폐가 수축할 수 있고, 폐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서희선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물놀이 중 폐에 있는 공기주머니에 공기가 아닌 물이 들어가면 폐에 염증과 수축을 일으키고, 특히 호흡을 방해해 질식하는 위험한 상황에 노출된다”고 말했다.

마른익사는 익사 환자의 10~2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마른 익사의 전조증상으로는 후두경련으로 인한 호흡곤란, 말하기 어려움, 과민성 또는 잦은 기침, 얼굴이 파래지는 청색증 등이 있다.

연일 이어지는 불볕더위를 피해 해변을 찾은 피서객과 시민들로 30일 속초해수욕장이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연일 이어지는 불볕더위를 피해 해변을 찾은 피서객과 시민들로 30일 속초해수욕장이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서 교수는 “물놀이를 마친 후 마른 익사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어 보이지만 4~8시간 내 증상이 나타난다”며 “특히 어린이들은 증상을 명확히 표현하는 게 어려워 물놀이 시 보호자들의 각별한 주의와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른 익사는 바닷가나 워터파크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5세 미만 어린이들은 목의 중앙에 있는 후두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 목욕 등 일상생활 중에도 아주 소량의 물이 기도로 넘어가기 쉬우므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마른 익사 예방법에 대해 서 교수는 “바다, 워터파크에서 물놀이할 때 물을 흡입하지 않도록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물놀이 후 자신의 증상을 잘 설명하지 못하는 어린아이들의 상태를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마른 익사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119에 신고해 응급실로 가야 한다. 증상이 지속되는 동안 아이의 근육이 이완될 수 있도록 안정되고 침착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된다. 증상 초기 단계에서 폐에 산소를 공급하면 대부분 잘 회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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