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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사료서 AI 검출…이 사료, 전국 212명이 구매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관악구 고양이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다. 역학조사 결과 이 고양이가 먹은 사료에서 AI가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조류나 길고양이 접촉, 오염된 사료 등 여러 가능성을 두고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그 과정에서 AI에 감염된 고양이가 멸균‧살균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사료를 먹었다는 게 발견됐다. 해당 사료는 212명이 구매해갔다. 정부는 구매자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1일 오후 경기도 여주시 '경기 반려마루 여주'에서 수의사가 고양이 코와 입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검사를 위한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오후 경기도 여주시 '경기 반려마루 여주'에서 수의사가 고양이 코와 입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검사를 위한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 사료, 212명에 3200개 팔려 

농림축산식품부는 2일 “서울 관악구 소재 고양이 고병원성 AI 발생 시설 내에서 채취한 사료에서 AI가 확인됐다”며 “해당 반려동물 사료 제조업체는 경기 김포 소재 ‘네이처스로우’로 올해 5월 25일부터 멸균‧살균 공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반려동물용 사료를 제조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확인된 AI 항원은 H5형으로 아직 고병원성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업체에서 제조한 사료는 ‘토실토실레스토랑’이란 브랜드로 유통되고 있다. 오리고기와 닭고기 두 종류다. 주로 온라인으로 판매가 이뤄졌다. 5월 25일부터 전날까지 구매한 사람은 212명이다. 서울 70명, 경기 67명, 인천 11명 등 구매자는 전국에 분포됐다. 유통된 전체 제품 규모는 3200여개다. 경기도와 해당 업체는 소비자에게 회수‧폐기를 안내하고, 제품을 직접 수거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닭고기‧오리고기 등을 사용하는 반려동물용 사료 제조업체에 대한 멸균‧살균 공정 준수 여부를 전수 조사한다.

38마리 폐사 보호서도 이 사료 먹여

해당 사료 제조업체는 위탁을 통해 멸균·살균을 해왔는데 5월 25일부터는 이 절차를 생략하고 제품을 출고해 문제가 발생했다. 농식품부는 제조공정뿐 아니라 원료육이나 유통 과정에서 오염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권재한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해당 제조업체에서는 6개월 전에 생산된 원료육으로 문제가 된 제품을 만들었다”며 “정확한 바이러스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서울 용산구 보호시설에서 고양이 38마리가 집단으로 죽었고, 고양이 AI가 검출됐는데 해당 보호소에서도 이 브랜드의 사료를 먹인 것으로 조사됐다. 조류가 아닌 포유류인 고양이가 AI에 걸리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권 실장은 “고양이는 종이 다르기 때문에 AI 감염이 쉽지 않다”면서도 “고농도의 AI 사료를 섭취하면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고병원 AI가 포유류에서 사람으로 전파된 사례는 아직 없다.

반려묘는 살처분 아닌 격리

고병원성 AI의 감염된 동물은 살처분하는 게 원칙이지만, 반려묘가 걸릴 경우 예외를 적용하기로 했다. 반려동물이 가족처럼 받아들여지는 현실을 고려해 지자체가 격리시설을 지정하고, AI에 걸린 고양이는 이곳에 격리해 치료받도록 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발열‧식욕부진‧호흡기 등 AI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가축방역기관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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