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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555캐럿' 다이아 낙찰자…수천억 자산 '은밀한 비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리처드 하트와 지난해 52억원에 팔린 블랙 다이아몬드 '디 이니그마'.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AP=연합뉴스

리처드 하트와 지난해 52억원에 팔린 블랙 다이아몬드 '디 이니그마'.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AP=연합뉴스

1조원대 암호화폐를 발행한 자금으로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등 사치품을 구매한 사업가가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고발 당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리처드 하트(본명 리처드 슐러)와 그가 운영하는 사업체 3곳을 증권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고 31일(현지시간) 밝혔다.

SEC는 동부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고발장에서 하트와 그가 운영한 사업체들이 헥스(Hex), 펄스체인, 펄스엑스 등 증권성 암호자산 3개를 증권으로 등록하지 않은 채 총 10억달러(1조2700억원) 이상 무단 발행했다고 주장했다.

이 중 알트코인 헥스는 리처드 하트가 2019년 12월 만든 암호화폐로 ‘최초의 고금리 블록체인 예금증서’를 표방, 38%대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투자자들을 모집해 급성장했다.

그는 2019년 12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헥스 코인을 미등록 발행해 총 230만 ETH(이더리움)를 챙긴 것으로 SEC는 판단했다.

뿐만 아니라 하트는 2021년 7월부터 작년 3월까지 두 건의 미등록 코인을 추가로 발행해 수천억원대에 달하는 암호화폐 자산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트는 이런 증권 발행으로 모은 자금 중 최소 1200만 달러(1500억원)를 유용해 보석과 시계, 스포츠카 등 초고가 사치품을 사는 데 사용하는 등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SEC는 파악하고 있다.

그가 구매한 사치품 목록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블랙다이아몬드로 알려진 ‘디 이니그마’(The Enigma)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디 이니그마 무게는 555캐럿에 달한다.

디 이니그마는 지난해 2월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316만 파운드(약 52억원)에 팔려 큰 화제를 모았는데, 당시 낙찰자가 바로 하트였던 것이다.

SEC 포트워스 지역사무소의 에릭 워너 국장은 “하트는 투자자들에게 증권 등록에 실패한 미등록 암호자산 증권을 사라고 요구했다”며 “그런 뒤 투자자들을 속여 초고가 사치품을 사들이는 데 자산을 지출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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