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7일 열린 '전승절'(한국전 정전협정체결일) 70주년 열병식에서도 또다시 눈물을 보였다. 그간 공식 행사에서 수차례 눈물을 흘린 모습을 보여온 김 위원장에 대해 '감성적이며 자아도취' 성향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열병식에 앞서 북한의 국가 제창 순서에서 눈을 지그시 감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31일 신년경축대공연에 앞서 진행된 국기게양의식에서도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때도 북한 주민들에게 재난을 이겨내자는 연설을 하면서 눈물을 흘린 바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수도당원사단의 자연재해 복구 노력을 언급한 후 안경을 벗어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1년 전 전승절 69주년 때에는 김 위원장이 아닌 부인 리설주가 눈물을 흘렸다.
이처럼 김 위원장이 공식 행사에서 수차례 눈물을 보이는 것을 두고 전문가는 김 위원장의 감성적이고 자아도취적인 성향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YTN 뉴스라운지와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과거 열병식에서도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며 "수건을 미리 준비해놓고 그 수건으로 눈물을 닦는 장면까지 연출했다"고 했다.
조 위원은 "김 위원장은 실제로 자주 운다. 기록영화를 보면 우는 장면이 자주 나오고, 눈시울을 붉혔다는 표현도 자주 나온다"고 했다. 이어 "일단 본인이 감성적이고, 북한 기록영화 보면 지하철 전동차를 수입하려고 했다가 김 위원장 지시를 받고 70일 만에 만들어내는 장면이 나오고, 북한이 경비행기도 만들었다. 이런 걸 보면 사실은 본인이 모든 문제를 헤쳐나가고 거기에 대해서 자아도취감을 가지는 그런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위원은 "상당수 독재자들은 나르시시즘, 자아도취형"이라며 "김 위원장은 그게 강한 것 같다. 원래 감성적인 데다가 저런 걸 보면서 자기가 뿌듯함을 느끼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북한의 열병식에선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이 방북해 직접 열병식을 참석해 더 주목됐다. 김 위원장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등과 함께 '무장장비전시회-2023' 전시회장을 참관하며 직접 무기전투기술기재들을 소개하며 무장장비 발전에 대해 논의했다. 또 리훙중(李鴻忠)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국회부의장 격)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 당정 대표단과 접견하거나 연회에 초청하기도 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31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비핵화와 평화를 모색하기보다는 핵 개발과 대결의 자세를 고집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지금이라도 핵 개발과 군사적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위한 올바른 길로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