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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만에 4400억 비축 무기 직접 제공…中 “대만 화약고 된다”

중앙일보

입력

미국 백악관이 3억4500만 달러(약 4400억 원) 규모의 대만 군사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이 의회 승인 없이 대통령이 직접 집행할 수 있는 대통령 사용 권한(PDA)을 사용해 대만에 직접 무기를 지원하는 건 이번이 사상 최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이 대만을 '화약고'로 만들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대만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전날 대만에 대한 대규모 군사 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지난해 미국 의회가 2023년 회계연도 예산에서 대만에 최대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 상당의 안보 지원 예산을 승인했는데, 이번에 해당 예산의 일부를 PDA 방식으로 미군 비축 무기를 대만에 직접 지원한다는 의미다. 비상시 의회 동의없이 발동할 수 있는 대통령 권한인 PDA는 미국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때 주로 사용하던 방식으로, 대만에 이를 적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지원 패키지에는 감시·정찰 장비, 소형 무기 탄약 지원안, 대만군에 대한 교육·훈련 지원안 등이 포함됐다. 휴대용 방공 미사일(MANPADS)과 감시 체계 관련 장비가 대만에 제공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지원 목록에 미군 최신 무기인 정찰·폭격용 무인기인 'MQ-9'(리퍼) 4대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리퍼는 표적 위 15㎞ 상공에서 24시간 넘게 머물며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어 '하늘의 암살자'로 불린다. 대당 평균 가격은 약 2800만 달러(약 358억 원)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이 MQ-9A 드론에 탑재된 첨단 장비 중 일부는 미국 공군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최종 지원 목록에서는 빠질 수도 있다.

대만군이 지난 27일 대만 북부 신베이시 해안 근처에서 상륙 방지 작전을 시뮬레이션하는 연례 군사 훈련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대만군이 지난 27일 대만 북부 신베이시 해안 근처에서 상륙 방지 작전을 시뮬레이션하는 연례 군사 훈련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이 대통령 비상권한까지 써가며 대만 군사 지원 계획을 내놓자, 중국은 강력히 반발했다. 중국 국무부 대만사무판공실의 천빈화 대변인은 29일 성명을 통해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대만 민진당은 미국에 의지한 독립과 무력의 의한 독립을 도모하며, 끊임없이 미국에 무기 판매와 군사 지원을 구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들의 행동은 대만을 화약통이자 탄약고로 만들고 대만 해협에서 전쟁 위협을 격화하는 것"이라며 "대만 독립은 막다른 길이고, 민진당이 이를 고집하면 청년들은 총알받이가 될 수밖에 없다"고 위협했다.  

한편 중국 인민해방군(PLA)은 최근 몇년간 점점 더 많은 전투기와 군함을 대만에 보내 무력을 과시해왔다. 대만 국방부는 30일 대만 인근을 항해하는 중국 해군함정 6척을 추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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