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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열풍에 개미들 증시 앞으로…대기자금, 13개월래 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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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이달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58조원을 넘어섰다. 13개월여 만에 최대다. 2차전지 열풍에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증시로 몰리면서다. 특히 ‘황제주(주가 100만원 이상 고가주)’ 에코프로가 장중 150만원까지 날아오른 이달 26일엔 코스닥 거래대금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7일 기준 58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1일(58조7400억원) 이후 1년 1개월여 만에 가장 많았다. 지난달 말(51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한 달 사이 6조4000억원(12.4%) 불어났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 놓은 돈으로, 일종의 증시 대기성 자금이다.

투자 타이밍을 노리는 자금(예탁금)뿐 아니라 거래대금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달 하루 평균 증시(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은 지난 28일 기준 약 27조300억원(거래소 자료)으로 지난달(19조1000억원)보다 42% 늘었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27조원을 넘어선 것은 2021년 8월(27조4530억원)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시장의 '황제주'인 에코프로가 장중 150만원까지 솟구친 26일엔 거래대금도 일시적으로 폭증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26조4000억원)은 역대 최대였다.

자금이 증시로 밀려드는 데는 2차전지 열풍 영향이다. 에코프로 형제주를 비롯해 포스코퓨처엠 등 2차전지 관련주가 일제히 들썩이자 ‘이러다 나만 투자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포모(FOMO) 심리에 뒤늦게 추격 매수하는 개미들이 늘고 있어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예탁금은 주식을 팔아도 늘 수 있지만, 이달은 (개인 수급은) 순매수였기 때문에 새로 증시로 유입될 자금이 는 것”이라며 “2차전지 열풍에 따른 개인들의 포모현상이 매수세를 이끈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현재 주식 시장은 2차전지에 베팅한 개인들이 승리한 모습”이라며 “이같은 2차전지 투자 열풍에 개인들의 매수가 늘면서 거래대금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2차전지 투자 열기에 ‘빚투족(빚내서 투자하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27일 기준 20조1000억원으로 지난달 말(19조4000억원)보다 7000억원 증가했다. 이뿐이 아니다. 3월 말 2000억원 미만이었던 미수 거래는 최근 5925억원(지난 27일 기준)까지 증가했다.

주식을 매수할 자금이 부족해도 대금의 일부(위탁증거금률)만으로 주식을 사는 게 미수 거래다. 결제가 확정되는 2거래일 전까지 부족한 자금을 채워 넣지 못하면 반대매매가 이뤄지는 고위험 투자 방식이다.

박소연 신영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초단기성 레버리지 거래인 미수금 잔고가 급격히 늘고 있다”며 “그만큼 시장 변동성도 커져 주가가 과도하게 오른 주식은 투자할 때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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