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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민 아들, 여아 때리고 속옷 훌러덩"…교사 탄원 글 올라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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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작가 주호민. 인스타그램 캡처

웹툰작가 주호민. 인스타그램 캡처

웹툰 작가 주호민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을 가진 자신의 9세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특수학급 교사를 고소했다. 이에 동료 교사는 사건 발생 경위를 전하며 고소당한 교사를 비호하고 나섰다.

현직 초등교사만 가입할 수 있는 커뮤니티 인디스쿨에는 지난 26일 주호민에게 고소당한 특수교사를 위해 탄원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아울러 온라인상에서는 해당 특수교사가 직접 작성했다는 사건 경위서도 함께 퍼지고 있다.

경위서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지난해 9월 5일 통합학급에서 발생한 일이 계기가 됐다. 당시 통합학급 수업 도중 주호민의 아들 B군은 갑자기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렸고, 이 여학생이 등교를 거부할 정도로 충격을 받아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수됐다.

인디스쿨에 글을 쓴 동료 교사 A씨는 "(주호민의 자폐 아들 B군이) 1학기에 이미 통합학급 여아를 대상으로 반복적 뺨 때리기, 머리 뒤로 젖히기, 신체접촉 등 문제 행동을 했다"며 "2학기 초 수업 도중 통합학급 여자아이에게 속옷까지 훌러덩 내려 보여주는 행동을 해 피해 학생 어머니가 B군과 분리를 요구했다. B군은 평소 피해 학생을 때리는 일이 잦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통합학급 교사는 코로나 확진으로 공가 중이라 특수교사가 협의회 절차를 다 처리했다"며 "우선 (B군은) 특수반에서 전일제 수업하면서 성교육 받고 이후 통합학급에 가기로 결론 내렸다. 이 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주호민 아내가 아이 편에 녹음기를 넣어 보내기 시작했다"고 적었다.

녹취가 된 날은 지난해 9월 13일이다. 특수교사는 받아쓰기를 지도하던 중 '고약하다'라는 단어를 이해시키기 위해 B군에게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것은 고약한 일이야. 그래서 네가 지금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지 못하고 있어"라고 말했다고 한다.

특수교사는 반복적으로 교실을 나가는 B군에게 단호한 어조로 "공부 시간에는 나갈 수 없어. 너 지금은 (통합학급) 교실에 못 가. 왜 못 가는 줄 알아?"라며 행동을 저지한 정황도 담겼다.

"특수교사 좋은 분 안타까워"…탄원 호소 

녹음된 내용을 들은 주호민 측은 특수교사를 지난해 9월 정서적 아동학대로 경찰에 신고했다. 그해 12월 검찰 수사 착수 후 일주일 만에 재판은 시작됐다. 특수교사는 현재 교육청에서 직위해제 통보를 받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재판 중 녹취 내용을 듣는데 '어? 이걸 가지고?'라는 분위기였으나 검사는 (특수교사에게) '수업 도중 왜 짜증 섞인 말을 하고 한숨을 쉬었나'라고 물었다"며 "특수 교사는 '제가 더 참아야 했는데 평정심을 잃었다'고 답해 혐의가 인정됐다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후 녹음 내용을 듣고 '왜 아이가 갑자기 박수를 치나', '다른 특수 교사들도 수업 시간에 한숨 쉬고 혼잣말하나', '어떤 상황에서 장애 아동에게 짜증이 나나'는 부분이 쟁점이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B군의 담임을 맡은 교사는 '특수선생님 정말 존경할 만한 좋은 분이셨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면서 "8월 말에 있을 3차 공판에서 특수교사가 부디 무죄 판결을 받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교사 모두가 처할 수 있는 상황과 고통이기에 쉽지 않은 부탁임을 안다"며 탄원서 제출을 호소했다.

앞서 경기 용인시의 초등학교 특수교사가 지난해 9월 주호민으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당해 재판을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주호민은 지난 26일 입장문을 내고 "녹음에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 있었다"며 "현재 관련 사안은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니 만큼 교사의 행위가 정당한 훈육이었는지,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학대였는지 여부는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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