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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집권’ 훈센 총리 사의, 45세 장남에 권력 넘긴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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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사의를 밝힌 훈센 캄보디아 총리(왼쪽)와 후계자로 지명된 아들 훈마넷. [AFP=연합뉴스]

사의를 밝힌 훈센 캄보디아 총리(왼쪽)와 후계자로 지명된 아들 훈마넷. [AFP=연합뉴스]

38년째 장기집권 중인 훈센(70) 캄보디아 총리가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자신의 장남인 훈마넷(45)에게 권력을 이양한다고 밝혔다. 26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훈센 총리는 이날 국영TV의 특별방송을 통해 “총리직에서 물러날 방침이며, 이를 국민이 이해해주기 바란다”며 “장남 훈마넷이 새 정부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캄보디아 총리는 국왕이 제1당의 추천을 받아 지명한다.

훈센 총리가 이끄는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은 지난 23일 실시된 총선에서 압승해 향후 5년간 일당 지배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CPP는 전체 의석 125석 중 120석을 차지했고, 나머지 5석도 친정부 성향 정당인 푼신펙이 가져갔다. CPP가 총선에서 압승하자 훈센 총리 부자간 권력세습이 탄력을 받을 거라는 전망이 나왔는데, 결국 전망은 현실이 됐다.

훈마넷은 캄보디아 최초로 미 육군사관학교에서 유학했다. 육사 졸업 후 뉴욕대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영국 브리스톨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차례로 취득했다. 이후 캄보디아에 귀국한 훈마넷은 총리 경호부대장과 대테러사령관, 육군 사령관, 육군참모차장 등을 지내는 등 군인으로서 탄탄대로를 걸었다. 육군 대장인 훈마넷은 현재 캄보디아군 부사령관이다.

CPP 중앙위원회 상임위원이기도 한 훈마넷은 이번 총선에서 수도 프놈펜의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는 앞서 지난 2021년 12월 훈센 총리로부터 후계자에 지명됐고, 같은 달 CPP도 그를 ‘미래의 총리 후보’로 지명해 사실상 후계자 지위를 확정했다.

훈센은 1985년 총리에 취임한 이래 38년간 캄보디아를 통치해왔다. 훈센 정권은 2017년 11월 당시 전체 의석 125석 중 55석을 가진 캄보디아구국당(CNRP)에 대해 반역 혐의를 적용해 강제 해산했다. CPP는 이듬해 총선에서 전체 의석 125석을 석권해 일당 지배 체제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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