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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눈으로 보면 차이가 있다"…수해현장 연이틀 찾은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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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 가능한 겁니까. 현장에는 가 보셨어요?”

참모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민감한 정책을 보고할라치면, 꼭 이런 식으로 되묻는다고 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21일 중앙일보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탁상공론적 발상,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 입안을 아주 싫어한다”며 “요즘에는 ‘내가 직접 현장에 가 보겠다’는 말도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후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충남 공주 탄천면 한우 축산농가를 찾아 피해 주민을 위로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후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충남 공주 탄천면 한우 축산농가를 찾아 피해 주민을 위로하고 있다. 뉴스1

이번 수해 국면에서도 그랬다. 유럽 순방에서 귀국한 직후인 지난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일성도 “현장에 나가 상황을 둘러보고 대처하라”는 것이었다. “책상 앞에 앉아 있지 말고 모두 현장으로 나가라”고도 당부했다. 직접 가서 보면 다르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도 연이틀 수해 현장을 찾았다. 지난 17일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경북 예천군 감천면 일대를 찾아서는 “직접 방문해서 눈으로 보니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참모들에게는 “현장을 모두 찍어 놓으라”고 지시했다. 이어 이재민 50여명이 임시거주시설로 사용 중인 벌방리 노인복지회관을 찾아 “좁고 불편하겠지만 조금만 참고 계셔달라. 정부가 다 복구해 드리고 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날, 공주 탄천면 대학리의 농작물 침수 현장을 방문해선 눈물을 흘리며 지원을 호소하는 주민에게 “직접 상황을 봤으니 돈이 얼마가 들더라도 정부가 원상복구를 지원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이어 논산으로 이동해 수박 농가와 육묘장도 둘러봤다. 한 주민이 윤 대통령에게 “대통령님 큰일 났습니다. 도와주세요”라고 호소하자, 윤 대통령은 피해 주민의 손을 잡고 “많이 놀라셨겠다. 우리 정부가 긴축 재정을 유지하는 것은 이럴 때 쓰려고 돈을 아낀 것”이라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전 집중호우로 산사태 피해를 입은 경북 예천군 벌방리를 찾아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전 집중호우로 산사태 피해를 입은 경북 예천군 벌방리를 찾아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수해 현장만 간 건 아니다. 지난 19일 부산에 기항 중인 미군 전략핵 잠수함인 켄터키함(SSBN-737)을 둘러보고서도 “직접 눈으로 보니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해군작전사령부 본부를 방문해선 장병들에게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의 참상을 직접 보고 많은 것을 느꼈다. 강력한 국방력만이 전쟁을 방지하고 평화를 지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현장 중시 기조는 대선 승리 이후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4월 당선인 신분으로 지방 민생 현장을 방문하는 내내 “현장에 답이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내부 회의에서도 현장에 가는 일정을 더 많이 넣으라고 했다”며 “더 적극적으로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국정운영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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