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가성비 전략 통했다” 테슬라 2분기 판매량 사상 최대, 이익률은 하락

중앙일보

입력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파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으로 매출이 크게 늘었지만 수익성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테슬라가 공개한 2분기 실적에 따르면 순이익은 27억 달러(약 3조4000억원)로 지난해 동기 대비해 20% 증가했다. 1분기 순이익(25억1300만 달러)에 비해서도 오른 수치다.

파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을 내놓은 테슬라. AFP=연합뉴스

파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을 내놓은 테슬라. AFP=연합뉴스

총매출은 249억3000만 달러(약 31조6000억원)로 47% 늘어 시장 예상치(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 약 245억 달러)를 웃돌았다. 2분기 차량 판매량은 46만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테슬라는 이날 “지난 2분기는 여러 측면에서 기록적이었다”며 “생산량과 인도량 모두 최대 실적을 냈다”고 밝혔다.

다만 매출총이익은 45억3000만 달러(약 5조7000억원)로 매출총이익률은 18.2%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6.8%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지난 5개 분기 중 가장 낮다. 영업이익률도 9.6%로 5%포인트 하락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은 이날 콘퍼런스 콜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마진(이익)을 계속 희생할 것이냐’는 질문에 “머지않은 미래에 극적 가치 상승을 가져올 것이기에 더 많은 차를 팔기 위해 마진을 희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답했다. 이 발언으로 투자자들의 우려가 이어져 미 증시 시간외거래에서 테슬라 주가는 4.20% 하락했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테슬라는 올해 들어 시장 점유율 방어를 위해 수 차례 가격을 내려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유럽과 중국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영향력이 커지고, 업체들의 가격 경쟁이 격화하며 전기차 시장의 선두 싸움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뉴욕타임스(NYT)는 “테슬라는 미국·유럽 전기차 시장을 장악한 덕분에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가격 경쟁에서 유리했다”면서도 “새로 내놓은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의 성공 여부가 추후 중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머스크는 추가 가격 인하를 예고한 상황이다.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충전기 시장에서도 야심을 키워나가고 있다. 자사 전기차 충전 규격인 ‘북미충전표준(NACS)’으로 이 시장을 장악해 각종 빅데이터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20일 닛산이 일본 자동차 업체로서는 최초로 NACS 채택을 발표하는 등 장악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현대차가 NACS 합류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진 상황이다.

머스크는 이날 자사가 개발한 고성능 슈퍼컴퓨터 ‘도조(Dojo)’에 향후 1년간 10억 달러(약 1조26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도조는 인공지능(AI)·자율주행 신경망 훈련에 특화돼 있어 자율주행 기술을 한층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