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돌 던졌다" 아내 바다 빠뜨려 살해한 남편 '현장검증'

19일 오후 인천시 중구 덕교동 잠진도 제방에서 해경이 바다에 아내를 빠트리고 돌 던져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편 A씨에 대해 현장 검증에서 A씨가 바다에 빠진 아내에게 돌을 던지는 모습을 재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잠진도 앞바다에서 아내를 바다에 빠트린 뒤 돌을 던져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30대 남편이 범행 당시 상황을 재연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해양경찰서는 19일 오후 4시쯤 인천 중구 잠진도 무의대교 밑에서 A씨를 데리고 현장검증에 나섰다.

해경 호송차을 타고 현장에 도착한 A씨는 수갑을 찬 두 손을 헝겊으로 가렸고 흰색 마스크에 검은색 모자를 푹 눌러썼다.

A씨는 30대 아내 B씨를 살해할 당시 상황을 순서대로 재연했다.

A씨는 범행 전 B씨와 교각 아래 제방 한편에 자리 잡고 캠핑과 낚시를 했다.

A씨는 담요를 챙겨온 뒤 낚시하고 있던 아내를 뒤에서 밀어 바다로 빠트리는 모습을 재연했다.

이어 성인 남성의 손바닥보다 큰 돌덩이를 머리 위로 들어 아내 쪽으로 던지는 동작을 수차례 반복했다.

A씨는 지난 15일 오전 2시 40분쯤 잠진도 제방에서 B씨를 밀어 바다에 빠트린 뒤 물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돌을 던져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에는 A씨가 바다에 빠진 B씨에게 여러 차례 돌을 던지는 모습이 담겼다. 숨진 B씨의 머리 부위에서는 돌에 맞은 듯한 멍 자국과 혈흔이 발견됐다.

A씨는 범행 당일 오전 3시 6분쯤 "아내가 바다에 빠졌다"며 직접 119에 신고해 사고로 숨진 것처럼 꾸미기도 했다.

A씨는 당초 "차에 짐을 가지러 다녀왔더니 아내가 바다에 빠져 있었다"고 진술했지만, 계속된 추궁 끝에 "아내와 불화가 지속돼 더는 함께 살기 힘들다고 생각해 범행했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