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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펀드 훨훨 날았다, 올들어 수익률 33%…중국펀드만 -6.6% 손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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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올해 북미펀드와 중국펀드 투자자의 희비가 엇갈렸다. 북미 주식형 펀드가 연초 이후 30% 넘는 수익을 올리는 동안 중국 시장에 투자한 펀드의 수익률은 마이너스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미국은 기술주 랠리와 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한풀 꺾였지만, 중국은 투자자가 기대했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지연되며 예상 밖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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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 등지의 기업(지수 포함)에 투자하는 115개 북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지난 18일 기준 연초 이후 33.1%로 나타났다. 투자 지역(국가)으로 구분한 20개 주식형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 중 유일하게 30% 넘는 수익을 거뒀다. 이어 한국(24.7%)과 일본(20.8%), 브라질(16.1%), 베트남(14.8%) 등지에 투자하는 펀드 순으로 수익률이 높았다. 중국 펀드는 손실(-6.6%)이 나면서 수익률 기준 꼴찌를 기록했다.

올해 북미펀드 성적표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다. 미국 금융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고강도 긴축에 따른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엄습한 데다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터지면서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연초 이후 북미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갔던 이유다. 지난 18일 기준 북미펀드 설정액은 10조6627억원으로 연초 이후 2382억원 감소했다.

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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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 속에서 북미펀드 수익률의 고공행진은 기술주 중심으로 미국 주가지수가 치솟은 영향이다. 특히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 주가는 챗GPT 열풍에 연초 이후 232% 폭등했다.

이달 말을 끝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종료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도 주가 상승의 불쏘시개가 됐다. 엔비디아를 포함해 애플과 테슬라 등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 지수는 연초 후 38.2% 상승해 지난 18일(현지시간) 1만4353.64로 마감했다. 지난해 4월 초(4일 종가 1만4532.55) 이후 가장 높다. 나스닥 지수뿐 아니라 다우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나란히 16개월 내 최고치를 찍었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북미펀드 선전이 연말까지 이어질 지에 대해선 전문가 의견이 엇갈린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엔비디아 등 기술주가 끌고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에 따른 기업 실적이 받쳐주면서 미국 증시가 뛰고 있다”며 “하반기 미국 경제가 연착륙하며 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반면 박소영 신영증권 투자전략부장은 “현재 미국 증시는 기술주만 들썩이며 소비심리 등 경기가 살아났다고 판단하긴 이르다”며 “고금리가 지속하는 환경에서 주가가 더 오르긴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한편 중국 리오프닝 기대 속 올해 초 중국펀드 투자에 나선 이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196개 중국 관련 주식형 펀드 설정액(9조9702억원)은 연초 이후 8059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투자 지역별로 나눈 20개 글로벌 주식형 펀드 가운데 중국펀드만 홀로 손실을 냈다.

중국펀드 부진은 중국의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뎌진 영향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6.3%로 전문가 예상치(로이터통신 7.3%)를 크게 밑돌았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간 갈등,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 등이 겹치며 상하이종합지수는 연초 이후 2.6% 오르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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