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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오픈AI 사랑하지만, 메타도…” B2B 황제 MS의 AI 다자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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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MS 인스파이어 2023에서 사티아 나델라 CEO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MS

MS 인스파이어 2023에서 사티아 나델라 CEO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MS

생성 인공지능(AI) 모델 개발 경쟁이 ‘AI 플랫폼’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핵심 투자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메타와 손을 잡으면서다. 메타는 오픈AI에 대항할 AI 모델 ‘라마’(Llama)를 오픈소스 방식으로 개발해왔다. 클라우드 사업자인 MS가 오픈소스 AI까지 끌어 안으며 AI 플랫폼으로 올라설 지 주목된다.

무슨 일이야

MS는 18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파트너 대상 컨퍼런스 ‘MS 인스파이어 2023’을 열고 “메타의 최신 대형언어모델(LLM) 라마2를 MS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 고객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메타와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메타도 이날 라마2를 공개하고 MS와의 파트너십을 확인했다. 이전까지 메타는 라마를 연구개발에 한해 오픈소스로 공개했지만, 라마2부터는 상업용으로도 쓸 수 있게 무료 공개했다. MS는 향후 애저 고객들이 라마2 모델 중 파라미터 수(70억 개, 130억 개, 700억 개)에 따라 선택하도록 할 예정이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기조연설에서 “기술 발전이 국내총생산(GDP)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 시기에 AI 기술은 파트너 생태계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비즈니스 프로세스, 보안, 소프트웨어(SW) 개발 등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일은 AI를 통해 근본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왜 중요해

“MS는 오픈AI를 사랑한다.” 이날 나델라 CEO는 이같이 말하며 오픈AI와의 협력이 여전히 공고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B2B(기업간 거래)의 달인인 MS는 다양한 파트너와 협업 가능성을 열어 뒀다.

① 다자동맹 택한 MS: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업들에 제공하는 MS로선 고객인 기업들이 필요에 따라 AI 모델을 선택할 수 있도록 옵션을 주는 전략이 유리하다. 애저와 연동된 AI 모델이 많을수록, 더 다양한 기업들을 더 많이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델라 CEO는 최근 메타가 출시한 소셜미디어 ‘스레드’에 “우리의 비전은 프론티어 AI 모델과 오픈소스 AI 모델 등 모두가 선호하는 클라우드가 되는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MS가 애저 고객에게 메타의 라마2를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를 넘어 AI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② 후발주자 메타의 반전: 메타는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하지 않는다. 생성 AI 개발 경쟁에서도 처진 편이었다. 반면, 구글이나 MS, 아마존웹서비스 등 다른 빅테크는 클라우드 사업과 생성 AI 수요를 연계해 빠르게 시장에 침투 중이다. 메타의 LLM 모델이 서비스로 구현되려면 이들 클라우드 사업자 중 한 곳과 협력이 불가피하다. 이번 협업으로 메타는 MS 애저를 기반으로 라마2의 저변을 넓힐 기회를 확보했다. 얀 르쿤 뉴욕대 교수 겸 메타 수석 AI 과학자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라마2 발표글을 인용하며 “상업적 사용이 가능해진 라마2는 LLM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했다.

 메타가 라마2를 공개했다. AP=연합뉴스

메타가 라마2를 공개했다. AP=연합뉴스

다른 덴 어때

AWS는 일찌감치 원하는 AI 모델을 골라쓸 수 있는 플랫폼을 내놨다. 지난 4월 다양한 LLM을 제공하는 AI 플랫폼 ‘베드록’을 출시했다. 베드록은 다양한 생성 AI 모델을 활용해 맞춤형 앱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 아마존이 개발한 LLM ‘타이탄’ 뿐 아니라 오픈AI 라이벌로 불리는 앤스로픽이 개발한 ‘클로드’, 이미지 생성으로 유명한 스태빌리티AI의 ‘스테이블 디퓨전’ 등 중에서 골라 쓸 수 있는 플랫폼이다.

구글도 양수 겸장을 노린다. 자체 개발한 LLM ‘팜(PaLM)2' 외에, 앤스로픽에도 4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을 확보하고 차세대 AI 반도체 칩 TPU(텐서 프로세싱 유닛)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는 지난 2월 앤스로픽과 파트너십을 맺고, TPU를 활용해 AI를 개발·배포하기로 했다. 앤스로픽은 지난 11일 오픈AI의 최신 모델인 GPT4보다 3배 많은 내용을 한 번에 프롬프트(명령어)창에 입력할 수 있는 ‘클로드2’도 공개했다.

더 알면 좋은 것

MS는 이날 오픈AI의 LLM을 탑재한 ‘MS 365 코파일럿’ 이용료도 공개했다. 1인당 월 30 달러(약 3만 8000원)로 현재 MS 365의 스탠다드 요금(12.5 달러)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 워드·엑셀·파워포인트 등 사무용 SW인 MS 365에 오픈AI의 GPT4를 탑재했다. 구독형 AI 서비스로 수익화에 시동을 건 것. 소비자 반응을 가늠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델라 CEO는 “기술 변화로 구독료가 큰 폭으로 오를 수밖에 없다”면서도 “소비자들은 높아진 가격에 걸맞은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S는 이날 기업용 AI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빙 챗 엔터프라이즈’ 서비스도 공개했다. 사진MS

MS는 이날 기업용 AI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빙 챗 엔터프라이즈’ 서비스도 공개했다. 사진MS

한편 이날 MS 주가는 전 거래일 보다 3.98% 상승한 359.4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약 2조6700억달러다. MS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50% 이상 뛰었다. 모건스탠리는 이달 초 보고서를 통해 MS의 목표 주가를 415 달러로 올리며 “MS가 3조 달러 가치에 도달하는 다음 메가캡(초대형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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