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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이 낳은 재난…예천 실종자 수색 해병대원 급류에 실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북 예천에서 집중 호우·산사태 실종자를 수색하던 해병대 장병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예천에서는 아직 실종자 4명이 돌아오지 못한 가운데 수색하러 나선 해병대원까지 사고를 당하면서 ‘재난이 재난을 낳았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내성천서 실종 주민 수색 작업 중 강물 휩쓸려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호명면서 수색하던 해병대원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가운데 해병대 전우들이 침울한 표정으로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호명면서 수색하던 해병대원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가운데 해병대 전우들이 침울한 표정으로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소방본부와 해병대 등에 따르면 19일 오전 9시3분쯤 경북 예천군 보문면 미호리 내성천 보문교 일대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에 나선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소속 채모(20) 일병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실종된 채 일병은 119구조대가 헬기와 드론 등을 동원해 수색 중이다.

전날부터 수색 현장에 투입됐던 채 일병은 동료 대원들과 이날 오전부터 내성천 일대에서 실종자 수색을 하던 중 강물에 빠졌다. 함께 물에 빠졌던 다른 해병대원 2명은 수영을 해서 빠져나왔지만, 채 일병은 급류에 떠내려갔다고 해병대는 전했다.

아들이 실종된 현장을 찾은 채 일병의 부모는 오열했다. 채 일병 부친은 중대장에게 “물살이 셌는데 구명조끼는 입혔냐, 어제까지만 해도 비가 많이 왔는데 왜 구명조끼를 안 입혔냐”며 “구명조끼가 그렇게 비싼가요, 왜 구명조끼를, 물살이 얼마나 센데, 이거 살인 아닌가요 살인”이라고 따지기도 했다.

119구조대원들이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보문면 미호리 내성천에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해병대원을 찾기 위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경북소방본부

119구조대원들이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보문면 미호리 내성천에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해병대원을 찾기 위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경북소방본부

앞서 해병대는 전날인 18일 기준 경북 집중 호우와 산사태 피해가 난 예천군에 실종자 수색 906명, 피해 복구 361명, 지원부대 등 1300여 명을 투입했다.

19일에는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 6대와 상륙형고무보트(IBS) 20척, 드론 2대 등을 투입해 하천에서 실종자를 찾고 있다. 상륙기동헬기인 마린온도 기상 여건이 나아지는 대로 투입하기로 했다.

“비 다시 내리기 전에”‥인력 3630명 투입 수색  

이런 가운데 19일 실종자 시신 1구와 실종자로 추정되는 시신 1구를 추가 발견했다. 오전 10시26분 예천군 개포면 동송리 경진교 부근에서 70대 남성 실종자 1명, 오후 4시38분쯤 예천군 은풍면 우곡리 사과밭에서 실종자로 추정되는 50대 여성 시신 1구를 각각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들은 지난 15일 예천군 은풍면에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것으로 보인다.

소방과 경찰, 군 등 당국은 남은 실종자 3명을 찾기 위해 인력 3630명과 굴삭기, 덤프트럭 등 장비 1143대를 투입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남은 실종자는 산사태로 매몰 사고가 일어난 감천면 벌방1리 2명, 급류에 휩쓸려 주민이 실종된 은풍면 주민 1명이다.

지난 18일 오후 경북 예천군 감천면 진평2리에서 해병대 1사단 장병들이 산사태 피해 복구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8일 오후 경북 예천군 감천면 진평2리에서 해병대 1사단 장병들이 산사태 피해 복구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구조 당국은 주말인 22~23일 다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된 만큼 비교적 날씨가 맑을 것으로 보이는 19~21일 사이에 실종자를 최대한 찾아내겠다는 방침이다.

기상청 “22일부터 다시 장맛비…최대 300mm”

기상청은 그쳤던 장맛비가 오는 21일 오후 제주에서 다시 내리기 시작해 22일 전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보했다. 예상 강수량은 충청권·남부지방·제주도에 100~200㎜, 많은 곳에는 300㎜가 내릴 전망이다.

지난 18일 경북 예천군 용문면 사부2리에서 한 주민이 흘러내린 토사로 접근이 어려워진 집을 바라보고 있다. 이 마을에서는 지난 15일 새벽 집중호우와 산사태로 2명이 숨졌다. 뉴스1

지난 18일 경북 예천군 용문면 사부2리에서 한 주민이 흘러내린 토사로 접근이 어려워진 집을 바라보고 있다. 이 마을에서는 지난 15일 새벽 집중호우와 산사태로 2명이 숨졌다. 뉴스1

다만 남서쪽에서 접근하는 저기압 위상과 강도에 따라 강수가 집중되는 구역과 시점에 대한 변동성이 크다. 저기압이 발달하지 않으면 강수 집중구역이 북상할 가능성이 있고, 강하게 발달하면 남부지방 중심으로 강우 강도와 강수량이 증가할 수 있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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