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지소연·모건·월시…‘축구 여왕’ 대관식 꿈꾼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6면

미국여자축구대표팀 공겨수 알렉스 모건(가운데)이 지난 2월 쉬빌리브스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여자축구대표팀 공겨수 알렉스 모건(가운데)이 지난 2월 쉬빌리브스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이 20일(한국시간) 개막한다. 다음 달 20일까지 한 달 동안 호주와 뉴질랜드 9개 도시에서 열린다.

참가국은 기존 24개국에서 32개국으로 확대됐고, 총상금도 1억5200만 달러(약 1925억원)로 3배나 늘어났다. 테니스의 US오픈을 능가하는 여자 스포츠 사상 가장 큰 규모의 대회다. 여자 풋살 열풍이 불면서 여자 월드컵을 향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조별리그 H조에 속한 한국(FIFA 랭킹 17위)이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선 조 2위 이내에 들어야 한다. 25일 열리는 1차전 콜롬비아(25위), 30일 벌어지는 2차전 모로코(72위)와의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 3차전 상대는 세계 2위 독일이다.

한국은 콜린 벨(62·영국) 감독의 지휘 아래 체력과 스프린트로 피지컬 열세를 극복하는 ‘고강도 축구’를 준비했다. 한국 남녀 통틀어 A매치 최다 67골을 기록 중인 지소연(32)이 키 플레이어다. 잉글랜드 첼시 위민에서 뛰던 지소연은 월드컵 준비에 전념하기 위해 지난해 국내 팀인 수원FC에 입단했다. 2019년 월드컵 3전 전패로 탈락했던 아픔을 딛고, 2015년 16강 진출 재현을 노린다. 지소연은 “지난해 카타르월드컵 (4강에 오른) 모로코처럼 우리도 이변을 일으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대회 슬로건 ‘Beyond Greatness’처럼 각국 대표팀에는 위대함을 넘어설 ‘수퍼 우먼’이 포진했다. 사상 첫 ‘월드컵 3연패’에 도전하는 미국에는 공격수 알렉스 모건(34·샌디에이고 웨이브)이 있다. 모건은 2019년 월드컵 득점왕(6골)이자 미국 A매치 최다 골(121골) 기록 보유자다. 모건은 긴 투쟁 끝에 미국 남녀 대표팀 선수들이 동일 임금을 받는 결정을 이끌어냈다. 그는 또 FIFA가 ‘여성인권 탄압국’ 사우디아라비아와 후원 계약을 맺으려 하자 비판에 앞장서기도 했다. ‘엄마 선수’인 모건은 3세 딸과 이번 대회에 동행할 예정이다.

미국에 이어 우승 확률 2위로 꼽히는 잉글랜드의 에이스는 키이라 월시(26)다. 플레이메이커인 월시는 지난해 유로 2022 결승에서 독일을 격파하는 데 앞장섰다. 여자축구는 이적료가 발생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월시는 지난해 맨체스터시티에서 바르셀로나로 옮기며 여자축구 사상 최고 이적료인 6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스페인 미드필더 알렉시아 푸테야스(29)는 개인 기량 면에서 최고로 꼽힌다. 최고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를 최근 2년 연속 수상했고, 올해 FC바르셀로나의 유럽 여자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푸테야스는 여자 선수들의 훈련 환경 개선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독일여자축구대표팀 주장 겸 공격수 알렉산드라 포프. AP=연합뉴스

독일여자축구대표팀 주장 겸 공격수 알렉산드라 포프. AP=연합뉴스

한국과 맞대결하는 독일의 ‘주장’ 겸 공격수 알렉산드라 포프(32)도 요주의 인물로 꼽힌다. 가공할만한 공중볼 쟁취 능력을 지닌 포프는 독일 볼프스부르크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이끌었다. 개최국 호주는 공격수 샘 커(29)에 기대를 건다. 첼시 위민 소속으로 지난 시즌 38경기에서 29골을 몰아쳤다. 그는 찰스 3세의 대관식 때 호주 기수를 맡았다. 여자 축구선수로는 최초로 축구게임 FIFA의 표지에 등장했다. 브라질에는 통산 6번째 월드컵 무대를 밟는 ‘여왕’ 마르타(37)가 있다. 그는 2003년부터 5차례 월드컵에 출전해 무려 17골을 넣었다.

한편 대부분의 여자 월드컵 참가국들은 흰색 하의 유니폼 대신 짙은 색깔의 하의를 입기로 했다. ‘올 화이트’로 유명한 뉴질랜드는 반바지를 청록색으로 바꿨고, 잉글랜드도 흰색 하의를 파란색으로 교체했다. 한국도 원정 유니폼 하의를 검정색으로 변경했다. 여자 선수들이 생리 기간에 흰색 반바지를 입고 경기하는 걸 꺼린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여자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한 결과 흰색 하의 유니폼은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