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1, 국·영·수 3과목 ‘부산형 학력평가’ 받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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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면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부산에 사는 중학교 1학년 학생은 학업성취도 평가를 치른 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보정학습을 받는다. 부산시교육청이 도입키로 한 ‘부산형 학업성취도 평가’다. 그간 중1 학생은 자유 학년·학기제로 시험을 치르지 않다 보니 기초나 기본 학력 수준을 도통 알 수 없단 지적이 나왔다. 시교육청은 부산형 평가를 통해 수도권과의 학력 격차를 줄이겠단 목표다.

17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시내 172개 중학교 1학년생 2만6000명은 오는 9월 첫 ‘부산형 학업성취도 평가’를 치른다. 시험 기간은 9월 18일부터 10월 11일 사이에 학교별 일정에 따라 정해진다.

시험 과목은 국어·영어(각 25문항)와 수학(20문항) 등 3과목이다. 과목별 시험 시간은 45분이다. 문제 출제는 시교육청 산하 부산학력개발원이 맡는다. 부정행위 방지 등을 위해 시험문제의 50%는 공통, 50%는 무작위 문항으로 구성된다. 학생들에게 이미 학습용 스마트 패드 기기가 보급돼 ‘종이 없는’ 시험으로 치러진다.

부산형 학평은 하윤수(사진) 부산시교육감 공약이다. 중1을 제외한 부산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교 3학년까지 학생은 모두 교육부 혹은 학교에서 시행하는 시험을 1년에 한 번 이상 치른다. 하지만 그간 중1은 시험을 따로 보지 않았다.

하 교육감은 “학습 내용이 급격히 어려워지는 중1 때 시험을 치지 않다 보니 ‘공백의 1년’이 되는 셈”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2학년 때 첫 시험을 치른 후 충격을 받는 학생과 학부모가 많다. 중2 때 시험에서 자신의 위치를 알아도 보충학습 등 대응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부산형 학업성취도 평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가 결과는 10월 18일부터 통보된다. 점수가 나오는 건 아니다. ▶우수학력 ▶보통학력 ▶기초학력 ▶기초학력 미달 등 4가지 수준에서 해당 학생이 어디에 포함되는지 표시되며, 과목별 부족한 영역에 대한 설명도 제공된다고 부산시교육청은 설명했다. 가령 수학 과목 결과는 ‘보통학력:계산력은 좋으나 추론 능력이 부족함’과 같이 나올 수 있다. 과목별 문제 난이도를 따져 보정 점수로 채점하며, 따라서 ‘등급 컷’도 매 시험 달라진다고 한다.

이후 부산학력향상지원시스템을 통해 보정학습까지 제공하는 게 부산형 학평의 핵심이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시험 오답 노트가 제공된다.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온라인 강의 및 관련 문제도 AI가 추천해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줄 세우기’ 등 문제를 피하고 공교육 체계 안에서 학력 신장을 이루기 위한 시도”라고 덧붙였다. 지난 5월 부산시교육청의 정기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79.9%가 이 평가 필요성에 동의했다고 한다.

공교육 학력 신장 모델을 표방한 부산형 학평에 다른 시·도 교육청도 관심을 보인다. 경북과 전북, 인천교육청 등 관계자들이 부산을 찾아 평가 및 보정학습 방식 등을 벤치마킹하고 돌아갔다. 부산시교육청은 앞으로 평가 대상 학년 및 과목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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