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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제임스, 새 시즌 23번 달고 뛴다…레전드 러셀 추모 의미

중앙일보

입력

NBA 최고 스타 르브론 제임스가 지난 시즌 등번호 6번 대신 23번을 달고 새 시즌 코트를 누빌 예정이다. USA투데이=연합뉴스

NBA 최고 스타 르브론 제임스가 지난 시즌 등번호 6번 대신 23번을 달고 새 시즌 코트를 누빌 예정이다. USA투데이=연합뉴스

미국프로농구(NBA) 간판스타 ‘킹’ 르브론 제임스(LA레이커스)가 새 시즌 등번호로 23번을 선택했다. NBA 레전드 故빌 러셀을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 내린 결정이다.

레이커스 구단은 17일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제임스가 2023~24시즌 개막을 앞두고 기존 등번호 6번 대신 23번을 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제임스는 현역 시절 내내 23번과 6번을 오갔다. 지난 2003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 입단하며 NBA 무대에 데뷔할 당시엔 23번을 달고 코트에 올랐다. 이후 2011년 마이애미 히트로 옮기며 4시즌 간 6번을 달았다. 2015년 캐벌리어스로 컴백하며 23번을 되찾은 뒤 2018년 레이커스로 옮긴 이후에도 유지하다 지난 2021년 다시 6번으로 바꿔 최근까지 사용했다.

등번호 23번을 달고 뛰던 시절의 르브론 제임스. AP=연합뉴스

등번호 23번을 달고 뛰던 시절의 르브론 제임스. AP=연합뉴스

제임스가 다시 23번을 고른 건 NBA의 결정에 따르기 위해서다. NBA 사무국은 지난해 세상을 떠난 레전드 빌 러셀을 추모하기 위해 현역 시절 그의 등번호(6번)를 30개 전 구단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러셀은 보스턴 셀틱스에서 우승 11회, MVP 5회, 올스타 12회를 달성한 당대 최고 스타다. NBA 역사를 통틀어 최초의 흑인 감독이기도 하다. NBA 무대에서 아주 오랜 기간 ‘운동 능력 뛰어난 조연’ 취급을 받던 흑인 선수를 주인공 반열에 올려놓았다.

현역 시절 흑인이라는 이유로 상대 팀 선수와 팬들로부터 다양한 멸시를 받았지만, 특유의 화통한 성격과 한차원 높은 경기력으로 극복했다. 흑인 선수들의 인권을 비롯해 다양한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 온 제임스에게 러셀은 존경하는 선배이자 영웅이다.

생전의 빌 러셀. 로이터=연합뉴스

생전의 빌 러셀. 로이터=연합뉴스

현역 시절 보스턴 셀틱스의 우승을 이끈 직후 활짝 웃는 빌 러셀(왼쪽). AP=연합뉴스

현역 시절 보스턴 셀틱스의 우승을 이끈 직후 활짝 웃는 빌 러셀(왼쪽). AP=연합뉴스

제임스가 자신의 등번호를 지킬 수도 있었다. NBA 사무국이 6번을 달고 뛰던 기존 선수들에 한해 본인이 원할 경우 등번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유예 규정을 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임스는 흔쾌히 6번을 내놓았다. 그의 에이전트 리치 폴은 “등번호를 바꾼 건 선수 자신의 결정”이라면서 “러셀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 설명했다.

제임스가 등번호 변경을 공식 발표한 건 최근 불거진 은퇴설을 일축하기 위한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임스는 지난 2월 카림 압둘 자바가 갖고 있던 NBA 통산 최다득점 기록(3만8387점)을 34년 만에 갈아치웠다. 지난 시즌까지 3만8652점을 기록, 통산 순위 1위로 올라섰다.

제임스는 새 등번호를 발표하며 그간 불거진 은퇴설도 일축했다. AP=연합뉴스

제임스는 새 등번호를 발표하며 그간 불거진 은퇴설도 일축했다. AP=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지난 5월 플레이오프 최종전 직후 제임스가 “농구를 계속해야 할지, 생각할 게 많다”고 언급한 것을 계기로 은퇴설이 끊이지 않았다. NBA 통산 최다 득점자 타이틀을 거머쥐며 일생일대의 목표를 이룬 제임스에게 농구를 계속 할 동기부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 14일 제임스는 LA에서 열린 엑설런스 스포츠 대상(ESPY) 시상식에 참석해 “코트에서 모든 걸 쏟아 부을 수 없을 때, 바로 그 때가 최후의 날”이라면서 “다행스럽게도 그날이 오늘은 아니다”고 언급하며 은퇴설을 일축했다. 그는 “앞으로 득점을 얼마나 더 추가할지, 코트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등등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면서 “중요한 건 나를 속이지 않고 농구하는 것이다. 아직은 할 일이 많이 남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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