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술 때문에 복싱 시작" 한국챔피언 등극한 여의사 매운 주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여자 프로복싱 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에 오른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소아청소년과 서려경(32) 교수. 사진 순천향대 천안병원

여자 프로복싱 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에 오른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소아청소년과 서려경(32) 교수. 사진 순천향대 천안병원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91년생 현직 의사가 여자 프로복싱 라이트플라이급 한국 챔피언에 등극했다.

17일 순천향대학교 병원에 따르면 천안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근무 중인 서려경(32) 교수는 지난 14일 서울 섬유센터 이벤트홀에서 열린 'KBM 3대 한국타이틀매치'에 출전했다. 그는 8라운드 38초 만에 상대 선수인 임찬미를 TKO로 꺾고 챔피언 벨트를 획득했다.

서 교수는 "바쁜 시간을 쪼개 땀 흘려 훈련해 온 시간이 떠오른다"며 "응원해 준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의사와 프로복서 역할 모두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로 서 교수는 통산 전적 7전 6승(4KO) 1무를 기록하며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2019년부터 복싱을 시작한 서 교수는 2020년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그는 데뷔한 지 3년 만에 한국 챔피언에 오르는 영광을 얻었다.

그는 과거 SBS와의 인터뷰에서 복싱을 시작한 계기에 대해 '술' 때문이라고 답했다.

서 교수는 "운동도 술도 항상 좋아했다. 전공의 시절 때 본업이 끝나면 술 마시는 게 주 일과였는데, 술 마시는 멤버 중에서 한 교수님이 '네가 복싱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추천해주셔서 체육관에 처음으로 들어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생아들은 성인보다 훨씬 위험해 최선의 선택으로 가이드라인에 맞게 치료를 하더라도 노력과는 상관없이 아이들이 나빠지기도 한다. 그럴 때는 병원을 벗어나고 싶고 부정적으로 될 때가 많다"면서 "복싱이 부정적인 생각을 잊고 앞으로 나가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