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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빼고도 잘 나간다…'구독'으로 42억 벌어들인 이 회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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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Editor's Note

밀리의 서재는 서비스 론칭 7년 만에 '돈 버는 회사'가 됐습니다. 2021년 9월, KT 계열사 지니뮤직에 인수된 후, 지난 해 영업이익 42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했죠. 콘텐트 구독 플랫폼 중 보기 드물게, 성공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성호 밀리의 서재 콘텐트사업본부장은 성공 배경으로 '先마케팅, 後콘텐트' 전략을 꼽았습니다. "브랜드 인지도부터 끌어올린 뒤 2차 콘텐트 제작에 집중한 게 주효했다"고 말합니다. 사업 초기부터 회사의 성장을 함께 한 그를 서울 마포구 소재 본사에서 직접 만났습니다. 이 본부장이 직접 밝힌, 밀리의 서재의 콘텐트 전략을 3화에 걸쳐 폴인에서 연재합니다.

넷플도 어려운 구독 비즈니스로 ‘돈’을 번다?

폴인팀과 인터뷰 중인 이성호 콘텐트 사업본부장. [사진 폴인, 송승훈]

폴인팀과 인터뷰 중인 이성호 콘텐트 사업본부장. [사진 폴인, 송승훈]

안녕하세요, 저는 밀리의 서재 이성호 본부장입니다. 2016년 회사가 설립할 때 밀리의 서재에 합류했고, 2017년 전자책 월정액 구독 서비스 론칭 때부터 지금까지 밀리의 서재 콘텐트 기획을 총괄하고 있죠. 혹시 요즘 밀리의 서재 광고 보신 적 있나요? 2019년 이후, 대규모 마케팅은 더는 하지 않고 있어요. 이병헌과 변요한 배우, 그리고 조정석 배우가 모델로 나왔던 TV 광고가 마지막이었죠.

광고하지 않고도 구독자 수가 꾸준히 유입되었을지 궁금하실 텐데요. 그러나 밀리의 서재는 최근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2022년 12월 기준으로 영업이익 약 42억 원을 기록했어요. 콘텐트 구독 플랫폼 중 보기 드물게 ‘돈 버는 회사’가 됐습니다.

2017년 서비스 론칭한 뒤, 지금까지 구독자 수가 정체된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2023년 6월 기준, 누적 회원 수는 600만명 정도 되고요. 계속해서 우상향 그래프를 그려가고 있어요. 『달러구트 백화점』부터『불편한 편의점』『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까지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트렌드도 이끌고 있죠.

비결이 뭘까요? 저희는 어떻게 멈추지 않고 성장하며, 이익을 낼 만큼 유료회원을 확보했을까요? 지금부터 내부인의 시각으로, 콘텐트의 관점에서 그 비하인드를 들려드릴게요.

콘텐트와 회원 수, 무엇이 먼저일까?

‘콘텐트가 좋아야 회원 수가 늘어난다’
‘회원 수가 많아야 콘텐트가 소비된다’

여러분은 어느 쪽이 맞다고 생각하세요? 사실 구독 비즈니스를 빨리 성공시키는 방법은 간단해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 돼요. 유료회원을 많이 유치해서 콘텐트를 소비하게 만들어야 하는 거죠. 하지만 구독자를 모으는 게 쉽지 않아요. 정체기가 길어지면?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의 갈등이 계속됩니다.

이 고리를 빨리 끊어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구독자가 ‘지금’ 원하는 콘텐트, 서비스를 제때 제공하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우리 회사는 손바닥 뒤집듯 의사결정을 바꿉니다(웃음). 번복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프로젝트를 ‘엎는 게’ 오히려 미덕이에요. 론칭 직전 전량 폐기되는 콘텐트가 수두룩하고요. 오픈하자마자 중단되는 서비스도 많습니다. 사업 초창기쯤, 앱스토어 저희 앱 평가란에는 이런 댓글이 자주 달리더라고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싶은 플랫폼인지 모르겠다…’

열심히 준비했으니 론칭? 유료 플랫폼에서 있을 수 없는 일    

한마디로 ‘말아먹은’ 콘텐트, 서비스가 많다는 건데요(웃음). 일하는데 안 힘드냐고요? 당연히 힘들죠. 2달 동안 팀원들과 매달려 준비한 콘텐트가 순식간에 사라질 때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이런 방식으로 일했기 때문에 성공하기 힘든 구독 비즈니스 시장에서, 지금까지 잘 살아남은 것 같아요.

의사결정을 빠르게 바꾼 덕에 생존력이 높아진 거죠. 시장이 너무 빠르게 바뀌니까요.

2달 전까지는 분명 매력적인 기획안이었는데요. 론칭 때 보면 알아요. ‘그 트렌드는 끝났구나’ ’이걸 원하는 고객이 없겠구나’ 싶은 거죠. 대표님뿐 아니라 모든 직원이 비슷하게 느껴요.

그래도 열심히 준비했으니 론칭해야 한다? 그건 아니죠. 내부 팀원들에게도 매력 없는 콘텐트를 유료 구독자에게 제공할 순 없잖아요. 그렇게 했다간 해지하는 구독자만 늘어나죠.

‘지금’ 시장에 맞는 콘텐트를 제공해야 돼요. 요즘 20, 30대 고객들은 저희를 기다려주지 않거든요. 유료 플랫폼인데 내가 기대하는 새로운 자극, 신선함이 없으면 ‘다음 달에 돈 못 내겠는데?’ 하면서 바로 해지해요(웃음). 무섭죠.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열심히 구독자 니즈를 살펴서 일해야죠.

아직은 감사하게도, 구독자가 계속 늘고 있는데요. 고민이 없지는 않습니다. 해지하는 고객은 붙잡고, 저희 서비스를 안 쓰는 고객은 사로잡을 방법을 계속 찾아야 하니까요.

밀리의 서재는 브랜드 인지도를 단숨에 높이는 전략으로 셀럽 마케팅을 선택했다. 배우 이병헌, 변요한, 조정석의 TV CF 이후 누적 가입자 수는 100만 명을 돌파했다. [사진 밀리의 서재]

밀리의 서재는 브랜드 인지도를 단숨에 높이는 전략으로 셀럽 마케팅을 선택했다. 배우 이병헌, 변요한, 조정석의 TV CF 이후 누적 가입자 수는 100만 명을 돌파했다. [사진 밀리의 서재]

아시다시피, 사업 초기에는 마케팅에서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이병헌과 변요한 배우가 책을 읽어주는 셀럽 마케팅을 펼친 뒤 업계에서 주목을 아주 크게 받았어요. ‘독서 플랫폼 광고 스케일이 커도 너무 크다’는 이유로요(웃음). 마케팅 효과가 컸죠. 많은 사람이 저희를 빨리 알게 됐고, 당시 누적 가입자 수 100만 명을 돌파했으니까요.

그런데요. 시간이 흐르고 밀리의 서재는 대규모 광고 마케팅 전략을 펼치지 않았습니다.  대규모 마케팅을 멈춘 이유, 다들 궁금해하시는데요. 대신 저희는 콘텐트 전략 3가지를 펼쳤습니다. KT 계열사 지니뮤직에 인수된 후, 전략에 변화가 필요했거든요.

2화에서 계속됩니다.

더 많은 콘텐트를 보고 싶다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 경험을 나누는 콘텐츠 서비스 '폴인'에서 밀리의 서재의 지속적인 성장 비결을 3화에 걸쳐 연재합니다. 2, 3화는 폴인 사이트에서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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