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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최대 250㎜ 폭탄비 예고…호우 위기경보 ‘심각’ 단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장마전선(정체전선)이 한반도에 상륙한 13일 서울과 인천 등 일부 지역에선 도로가 물에 잠기고, 주택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밤사이 수도권에 시간당 30~80㎜가 넘는 ‘폭탄 비’가 예고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오후 8시 30분 위기 경보 수준을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올렸다.

중대본은 호우로 인한 인명피해 등을 예방하기 위해 각 관계기관에 최고 단계의 비상근무를 서도록 했다. 피해가 발생할 경우 군(軍)을 포함한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고, 2차 피해 예방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또 중대본은 반지하 주택 등 침수 우려 지역은 주민 대피 등이 사전에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산간계곡이나 하천변 또는 둔치주차장 등의 통제도 철저히 할 것을 각 지자체 등에 지시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지방과 강원도, 서해5도엔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오는 15일까지 예상 강우량은 중부지방과 전북, 경북 북부내륙에 100~250㎜(많은 곳은 300~400㎜ 이상)로 전망된다. 지난 9일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누적 강우량은 서울 247.0㎜, 경기 남양주 241.0㎜, 전남 여수 221.5㎜ 등이다.

13일 인천시 미추홀구 현대아파트 앞 도로의 한 배수구가 역류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인천시 미추홀구 현대아파트 앞 도로의 한 배수구가 역류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로 침수에 3m 높이 벽 무너지기도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서울과 인천 등에선 일부 도로가 침수돼 배수 작업이 이뤄졌다. 경기 성남에선 3m 높이의 주택 외벽이 무너졌고, 서울 도봉구에선 2123가구에 정전이 발생해 582가구가 복구 작업 중이다. 경기 광주와 강원 원주, 부산 부산진구에선 주택 7곳이 침수됐고, 경기 성남과 부산 해운대구에선 차량 10대가 물에 잠겼다. 많은 비가 퍼부으면서 서울‧부산‧광주‧경기‧경북 5개 시도에선 60명이 각각 일시 대피했고, 32명은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지난 11일 오후 부산 사상구 학장천 인근에서 실종된 68세 여성은 아직 발견되지 않아 수색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전남 보성군에선 국지도 58호선의 비탈면이 무너지면서 1명이 팔목을 다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중대본은 “시간당 20~40㎜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다”며 “중부지방 중심으로 시간당 30~8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릴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소방청은 중앙긴급구조통제단을 가동해 인명‧재산 피해 예방에 나섰다. 남화영 소방청을 단장으로 한 통제단은 인명피해 우려 지역 등에 대한 예방‧순찰에 나섰고, 많은 신고가 몰릴 수 있기 때문에 119 종합상황실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

13일 비가 쏟아지는 서울 여의대로 횡단보도 위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비가 쏟아지는 서울 여의대로 횡단보도 위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늘 밤이 고비” 서울시 비상

이날 오전 10시 30분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서울시도 비상이 걸렸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서울시 공무원 460여명과 자치구 관계자 3000여명이 투입돼 비상근무 중이다. 산사태 취약 지역 316곳과 경사가 급한 지역 79곳 등에 대한 점검과 지하차도 등에 대한 순찰이 이뤄지고 있다. 서울 27개 하천은 전체 통제되고 있으며 빗물 펌프장 14곳이 가동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수해 대비 상황을 점검했다. 오 시장은 “오늘 밤이 이번 우기의 정점이 될 것”이라며 “오늘 밤이 고비인 만큼 각 구청‧유관기관과 협조해 침수 예‧경보 등 준비한 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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