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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차 논란' 만화진흥원, 공모결격 사유서 '정치적 의도' 삭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만화영상진흥원(만진원)이 올해 개최하는 전국학생만화공모전의 결격 사유에서 '정치적 의도·명예훼손' 등을 삭제했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하는 만화 작품 '윤석열차'를 카툰 수상작으로 선정해 논란을 일으켰던 공모전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정치적 작품을 선정하겠다는 의도냐"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풍자 카툰 '윤석열차'에 대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1월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풍자 카툰 '윤석열차'에 대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대구 북구을)이 13일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만진원의 제24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개최 계획안에 따르면 전년과 비교해 결격사항 일부가 변경 및 삭제됐다.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개최 계획에는 '정치적 의도 및 폭력, 선정성 문구 제외', '사전 검열의 논란 및 폭력, 선정성 해당여부는 심사위원회에서 검토 결정'이라고 명시됐다. 지난해 결격사유였던 정치적 의도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작품, 과도한 선정성 및 폭력성을 띤 경우가 모두 삭제된 것이다.

만진원 측은 경기교육청에 제출한 '2023년 공모전 개선 방향'을 통해 "카툰의 장르적 특성과 맞지 않고 창작의 자유를 제한하는 요인을 배제한 것"이라며 "과도한 정치적 의도, 타인 명예 훼손, 과도한 선정성·폭력성 등의 요인은 자율적인 심사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상식선에서 걸러지도록 조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또 만진원은 올해 전국학생만화공모전의 '대상'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경기도지사상'으로 변경하고, 도교육감상도 기존 '은상'에서 '금상'으로 격상하고 후원명칭도 변경하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경기도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동연 지사다.

김 의원은 "지난해 만진원이 결격사유를 어긴 작품인 '윤석열차'를 수상작으로 선정해 물의를 일으키고도 결격사유 자체를 없애버리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차'는 지난해 하반기에 열린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전시된 한컷 만화로 그해 7~8월 진행된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에서 수상했다. 달리는 열차 정면에 윤 대통령 얼굴이 그려져 있고, 열차 첫칸에는 김건희 여사, 뒤칸에는 칼을 든 검사복(服) 차림의 남성 4명이 탄 모습이다. 이 작품이 전시돼 논란이 일자 문체부는 "만화진흥원에 유감을 표하며 엄중히 경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문체부는 "이 행사의 후원 명칭 사용승인을 할 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승인사항 취소'가 가능하다고 함께 고지했다"며 "해당 공모전의 심사기준과 선정 과정을 엄정하게 살펴보고 관련 조치를 신속하게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후 만화계는 만화진흥원에 경고한 문체부를 비판했고,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여야가 이 작품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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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화영상진흥원 관계자는 "올해 학생만화공모전을 앞두고 문체부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며 "문체부에는 따로 후원 명칭 사용을 묻지 않았고 경기도교육청에는 문의했으나 불허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도 문체부로부터 받은 공모전 예산은 없었기 때문에 올해 크게 달라지는 점은 없다"면서도 "상 수여자만 변경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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