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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나토 '맞춤형 협력관계' 격상…尹 "군사∙사이버 분야 협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1일(이하 현지시간)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2012년 9월 한ㆍ나토 간 체결했던 ‘개별 파트너십 협력 프로그램’(IPCP)을 ‘개별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ITPP)으로 격상하는 내용의 문서에 서명했다.

기존의 IPCP가 비확산, 대테러 등 나토 파트너국과의 7개 협력 분야를 단순 나열했다면, 개별국가 맞춤형인 ITPP는 협력 분야 선정 배경과 전략 목표, 이행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한ㆍ나토 양자 간 협력을 구체화했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빌뉴스 나토 정상회의장에서 가진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개별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ITPP)을 체결한 뒤 문서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빌뉴스 나토 정상회의장에서 가진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개별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ITPP)을 체결한 뒤 문서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ITPP를 통해 나토와 한국 간의 협력 틀을 제도화하고, 군사정보와 사이버 분야 협력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나토 정상회의에) 왔다”며 “대서양의 안보와 인도ㆍ태평양의 안보가 분리될 수 없는 상황에서 대한민국ㆍ일본ㆍ호주ㆍ뉴질랜드 같은 인태 지역의 국가들과 나토와의 긴밀한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안보는 지엽적이지 않고 글로벌한 것으로, 우크라이나 전쟁도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파급효과가 있다”며 “대통령님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불법적인 침략을 규탄해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도 나토 동맹국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제도적 틀’이라 언급한 ITPP와 관련해 양측은 정무ㆍ군사 분야 정례 회의를 개최하고 신흥 기술과 사이버 방위 등의 나토 내부 논의에 한국 측 참여를 추진하는 ^대화와 협의, 대테러 역량 강화 협의체 설치를 추진하는 ^대테러 협력, 군축ㆍ비확산 협력을 도모하는 ^군축ㆍ비확산,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에 효과적인 대응을 모색하는 ^사이버 방위, 나토가 주도하는 훈련에 국군의 참여를 추진하는 ^상호운용성을 위한 실질협력 등의 11개 분야를 명시했다.

나토는 이번 정상회의를 전후해 인도ㆍ태평양 파트너국인 한국ㆍ일본ㆍ호주ㆍ뉴질랜드와 ITPP를 체결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호주와는 이미 체결했고, 한국과 일본이 이번 회의를 계기로 ITPP에 서명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각국 맞춤형으로 나토와 상대국이 필요한 부분에 집중해서 협력을 명시한 것”이라며 “우리 입장에선 북한의 핵 위협이 중요한 만큼 군축 비확산과 대테러, 사이버, 신흥 기술 분야 협력이 특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는 별개로 이날 면담에서 한국의 국제 사이버 훈련센터 설치 및 국제 사이버 훈련 개최 구상을 설명한 윤 대통령은 “한국의 훈련 센터와 나토 사이버 방위 협력 센터 간 긴밀한 협력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면담에 앞서 윤 대통령은 숙소로 예방한 ‘미 상원 나토 옵서버 그룹’ 공동 의장인 진 섀힌, 톰 틸리스 의원 등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을 접견했다. 이번 접견은 미국 측 요청으로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6명의 상원의원과 일일이 악수하며 “지난번에 용산에 다녀가셨는데”(앵커스 킹), “(4월 국빈 방미 때) 의회에서 환영해주신 것에 감사한다”(딕 더빈) 같은 인사를 건넸다.

윤 대통령은 특히 피트 리케츠 의원과 악수하면서 “저녁은 잘 드셨나. 상원의원님 만나고 조금 더 걸어가다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을 만났는데, 그 길이 화사하고 좋았다”고 말했다. 전날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에 도착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저녁때 구시가지를 걷다 야외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던 리케츠 의원 일행과 조우했다. 윤 대통령 부부를 먼저 발견한 리케츠 의원이 다가가 “지난 미국 국빈 방문 시 멋진 의회 연설에 감사하다. 내일 아침 접견을 고대하고 있다”며 인사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빌뉴스 한 호텔에서 가진 미국 상원의원단 접견에서 피트 리케츠 상원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빌뉴스 한 호텔에서 가진 미국 상원의원단 접견에서 피트 리케츠 상원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사람이 이런 대화를 나누던 중에 리케츠 의원과 함께 식사 중이던 미국 대표단 직원들이 갑자기 ‘아메리칸 파이’를 부르기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 만찬 때 이 노래를 불러 기립 박수를 받았는데, 이를 기억한 미국 대표단이 ‘떼창’으로 답가를 한 셈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0일(현지시간) 빌뉴스 구시가지를 산책하고 있다. 빌뉴스 구시가지는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이다. 사진 대통령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0일(현지시간) 빌뉴스 구시가지를 산책하고 있다. 빌뉴스 구시가지는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이다. 사진 대통령실

접견에서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미 의회 합동 연설 당시 의원들이 보여준 한ㆍ미 동맹에 대한 전폭적이고 초당적인 지지에 감사드린다”며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 상원 대표단과의 만남이 한ㆍ미 동맹의 무대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에 진 섀힌 의장은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가 미국의 행정부와 의회는 물론, 미국인들에게 한ㆍ미 동맹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한ㆍ미 동맹에 대한 미 의회의 초당적 지지는 변함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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