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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해냈다…삼바, 노바티스와 계약 체결 "연 수주 2조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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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1년 창립 이래 처음으로 연간 수주 금액 2조원을 돌파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주도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노리며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 진출한 이후 최고 실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김경록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김경록 기자

10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7일 세계 5위 스위스 제약 업체 노바티스와 3억9000만 달러(약 5100억원) 규모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6월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할 당시엔 1000억원 범위에서 얘기가 오갔지만, 본계약에선 5배로 규모가 커졌다. 지난 4일 글로벌 최대 제약사인 미국 화이자와 1조2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 데 이은 대형 수주로, 두 곳과 올해 계약한 금액만 1조7000억원을 넘어선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누적 수주는 공시 기준 총 17억9800만 달러(약 2조3300억원)로 늘어났다. 반년 만에 지난 2020년 세운 연간 최고 수주 기록인 16억5500만 달러(약 1조9300억원)를 넘어 2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화이자·노바티스를 비롯해 미국 일라이릴리,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 글로벌 상위 제약사 20곳 중 13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대형 수주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잇달아 글로벌 제약사들의 대형 수주에 성공한 것은, ‘생산 능력 세계 1위’ 시설을 기반으로 품질과 속도 경쟁력을 확보한 덕분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김경록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김경록 기자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첫 공장(1공장·생산 능력 3만L)을 설립한 이후 꾸준히 공장을 증설했다. 지난달부터는 세계 최대 규모로 인천 송도에 지은 4공장(24만L)도 가동 중이다. 4개 공장의 생산 능력을 합치면 총 60만4000L로, 전 세계 바이오시밀러 CMO 중 30%를 소화할 수 있는 규모다. 지난 4월 송도에 착공한 5공장이 2025년 4월 가동을 시작하면 생산 능력은 78만6000L로 늘어날 예정이다. 또 기술 이전 전문팀을 구성해 기술 이전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 의약품 생산 과정을 최적화했단 점도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차세대 의약품과 블록버스터 의약품 등을 타깃으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암세포 등 특정 세포만 공격해 안전성·효과가 높아 주목받고 있는 ADC(항체약물접합체) 치료제, 알츠하이머 치료제 등이 꼽힌다. 고객사들과의 보다 적극적인 협력을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뉴저지에 이어 북미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거점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5월 미국에서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존슨(J&J) 최고경영자(CEO) 등 글로벌 제약업계 CEO들을 연이어 만나는 등 바이오 사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당시 이 회장은 “반도체 성공 DNA를 바이오 신화로 이어가자”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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