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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때 핵심 인사들 움직이자…당내 엇갈린 시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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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25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에서 최경환(왼쪽 두번재) 경제부총리와 황우여(오른쪽 네번째) 사회부총리, 안종범(맨 오른쪽) 경제수석비서관 등 박근혜 정부 당시 핵심 인사들이 손을 잡고 있다. 김경빈 기자

2015년 2월 25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에서 최경환(왼쪽 두번재) 경제부총리와 황우여(오른쪽 네번째) 사회부총리, 안종범(맨 오른쪽) 경제수석비서관 등 박근혜 정부 당시 핵심 인사들이 손을 잡고 있다. 김경빈 기자

박근혜 정부 당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일부 친박계 인사가 속속 활동을 재개하면서 여권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내년 4·10총선을 앞두고 총선 승리를 위한 보수 대통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함께, 당내 분열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 사례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다. 최 전 부총리는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청년 정치인들과 만나 ‘보수 연합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승민·안철수·나경원은 물론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포함한 대연합군으로 총선을 치러야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구·경북(TK) 지역의 한 국민의힘 의원은 “최 전 부총리의 정계 복귀 소문이 무성하던 상황에서 이 만남으로 당내 관심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안종범 정책평가연구원장(박근혜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이 6월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PREI 심포지엄 2023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안종범 정책평가연구원장(박근혜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이 6월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PREI 심포지엄 2023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도 지난달 20일 자신이 설립한 ‘정책평가연구원’(PERI)의 심포지엄을 대규모로 개최했다. 이 자리엔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뿐 아니라,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과 최상대 제2차관 등 현 기재부 차관들이 참석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고용복지수석을 지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얼굴도 카메라에 잡혔다. 안 수석은 2021년 9월 출소한 뒤 지난해 2월 『안종범의 수첩』을 출간했다. 또 그해 5월 한국의 브루킹스연구소를 만들겠다며 PERI를 개원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도 오랜 침묵을 깨고 지난달 5일 본지 인터뷰에서 “정치를 하느냐 마느냐보다는 그래도 평생 공직에 있었으니 국가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뭘까를 많이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당 지도부 인사는 “언론 인터뷰를 한 것 자체가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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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교육부총리를 지낸 황우여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도 최근 당내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지금까지 당내 상임고문으로만 활동해오다 최근 당 ‘북한인권 및 탈·납북자 위원회’ 고문으로 합류했다. 황 전 부총리는 최근 국회방송 인터뷰에 잇따라 나서며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 인천 지역에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서 인천 연수에서만 내리 4선을 한 황 전 대표가 수도권 선거에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친박계의 이런 움직임에 대한 당내 시각은 엇갈린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방송에서 “(이들의 정계복귀는) 국민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 인사는 “거론되고 있는 인사들은 우리 당에서 공천은 물론, 당원권 회복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의 대표를 중심으로 충분한 공론화를 거치지 않으면 자칫 다시 분열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우리 보수 정치가 탄핵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절대 안 된다”고 강하게 반대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6월 5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했다. 전민규 기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6월 5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했다. 전민규 기자

반면에 ‘보수 대통합’ 관점에서 포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4일 라디오에서 “보수와 중도연합을 다시 복원하는 것이 선거 승리에 필수”라고 말했다. 한 친박계 중진의원도 “결국 정치는 사상보다는 사람으로 하는 것”이라며 “그들이 출마한다면 무소속보다는 우리 당 이름으로 출마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계파색이 옅은 한 중진의원은 “이준석·유승민·안철수 등 중도층 외연 확장이 있어야 한다면, 더 오른쪽에 있는 사람들도 함께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친박계 인사의 출마가 거론되는 지역은 대부분 당세가 강한 대구·경북(TK) 지역이다. 최 전 부총리는 경북 경산(윤두현 의원)이 전 지역구이고, 우병우 전 수석의 고향도 경북 봉화(김형동 의원)다. 안종범 전 수석도 대구가 고향이다. 당내 핵심 인사는 “당선 가능성이 큰 지역구에 (친박 인사가) 도전할 가능성이 높기에 당내 갈등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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