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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가 현직 교사에게 문제 사서 교재 제작”…추가 수사 의뢰

중앙일보

입력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사교육 카르텔 부조리 신고센터 집중신고기간 운영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사교육 카르텔 부조리 신고센터 집중신고기간 운영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교육부가 대형 입시학원 강사가 교재 제작을 위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등 출제 경험을 가진 현직 교사들을 조직적으로 관리했다는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를 의뢰했다. 수강생 입시 결과를 허위·과장 홍보한 대형 학원, 교습비와 모의고사·교재 등을 끼워 판 학원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했다.

“강사가 문제 출제 위해 현직 교사 관리”…수사 의뢰

교육부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 집중신고기간 운영 결과를 발표했다. 집중신고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6일까지 2주간 운영됐다.

교육부가 7일 공개한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 집중신고 기간 운영 결과.

교육부가 7일 공개한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 집중신고 기간 운영 결과.

이 기간 접수된 제보는 325건이다. 이 중 4건은 사법당국에 수사를 의뢰했다. 지난 3일 2건에 이어 2건이 추가됐다. 새 의뢰 건에 대해 교육부는 “대형 입시학원 강사가 수능 관련 출제 경험을 가진 현직 교사들로부터 문항을 구매하고 교재를 제작한 사례가 신고됐다”고 밝혔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연루된 교사는 수능이나 모의고사 등의 출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강사가 이들을 조직적으로 관리했다는 제보가 있어서 구체적인 정황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24건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했다. 지난 3일 10건에 이어 이날 14건이 추가됐다. 내용별로 보면 학생들에게 교습비와 학원 교재 및 강사 교재, 모의고사, 심지어 노트까지 묶어서 구매하도록 하는 행태 등이 9건이다. 교습비 등 게시의무, 교실당 학생 수용 인원 상한, 허위·과장광고 금지 등 학원법상 의무 등을 위반한 경우도 5건 포함됐다.

그간 대형 학원들은 재원생들에게 매월 수백만원의 수강료와 함께 교재비를 함께 청구해왔다. 지난해 서울 목동의 대형학원에 자녀를 보낸 학부모 A씨는 “매월 198만원의 수강료 외 50만~100만원의 교재 비용을 납부했지만, 막상 아이는 ‘어차피 양이 많아서 다 못 풀 문제’라며 펴지도 않은 새 교재를 그대로 버렸다”고 말했다. 김정연 교육부 정책기획관은 “끼워 팔기를 강요한 부분은 금액이 부풀려질 수 있다. 또 다 풀지도 못하는 불필요한 교재를 강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끼워팔기 학원, 고발·교습정지…경찰 수사 확대될 듯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연합뉴스

이날 교육부는 집중 신고 기간 시·도교육청과 함께 진행한 현장점검 내용도 공개했다. 서울 강남 소재의 10개원은 원생들에게 학원과 독서실 등록을 함께 요구하는 등의 이유로 벌점을 받았다. 같은 지역 2개원은 스터디 카페를 본연의 용도가 아닌 사실상 학원의 부속시설처럼 운영해 교습정지와 고발 조치를 당했다. 서울 양천구 소재 4개원은 개인 명의 2개 독서실의 결제 대금을 법인 명의 한 개 독서실에서 일괄 결제하는 한편 학원 등록과 끼워팔기를 한 일이 적발됐다. 교육청은 관련 내용을 세무서에 통보할 방침이다.

향후 경찰 수사 의뢰 대상이나 공정위 조사 요청 사안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아직 집중 신고 기간 중 접수된 63건의 제보는 검토 단계인 데다, 교육부가 집중 신고 기간 종료 후에도 신고센터를 지속해서 운영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또 일부 학원의 탈세 의혹에 대해서는 국세청 등 유관 기관에 정보를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장상윤 차관은 “사교육 분야에서 확인되는 위법·부당한 카르텔과 부조리 행태들은 교육 분야에서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기 위한 필수 민생과제”라며 “향후 끼워팔기식 구매 강요, 교습비 초과징수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하반기 중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곧 치러질 수시전형, 논술면접, 예체능 실기 등 대입과 관련된 사교육 카르텔·부조리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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