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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예금까지 가입한 금융위원장 "손실 결코 없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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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새마을금고 위기설에 국민 불안감이 커지자 정부가 적극적인 사태 수습에 나섰다. 새마을금고에 대한 우려가 금융 불안으로 번질 조짐까지 보이자 이를 사전에 막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사직동 새마을금고 본점에 방문해 예금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사직동 새마을금고 본점에 방문해 예금하고 있다.

7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가지고 최근 새마을금고 부실 우려에 대해 “정부는 모든 정책 수단을 다 활용해서 새마을금고를 이용하는 국민에게 재산상의 손실이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해나갈 것”이라면서 “소문 믿지 말고 정부 말을 믿어달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 직후 인근 새마을금고를 찾아 예금까지 예치했다. 직접적인 감독권이 없는 금융위 수장이 직접 강력 메시지를 낸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원래는 새마을금고 사태가 아닌 김 위원장 취임 1주년을 맞아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 새마을금고에서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까지 일어날 조짐이 보이자, 김 위원장이 대국민 안심 메시지를 낸 것이다. 김 위원장이 새마을금고 관련 메시지를 내기로 하면서, 금융위는 원래 9일로 예정됐던 엠바고까지 해제했다. 빠른 메시지 전달이 시장 상황을 안정시키는 데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특히 김 위원장은 새마을금고 예금 인출 사태에 대해선 평소와 달리 목소리를 높여가며 강경하게 발언했다. 김 위원장은 “불안한 심리로 인해서 과도한 자금 유출만 없으면 새마을금고 건전성과 예금자 보호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면서 “국민 여러분들께서 불안한 마음으로 예금을 조기 인출함으로써 재산상의 불이익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꼭 당부드린다”고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년간 성과와 향후 추진방향에 대해 브리핑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년간 성과와 향후 추진방향에 대해 브리핑했다.

새마을금고 예금 보호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은 “일부 유튜브에서 새마을금고는 예금보험 대상이 아니라고 얘기가 도는데 절대 사실이 아니다. 새마을금고는 새마을금고법에 따라 은행권과 동일하게 1인당 5000만원까지 예금이 보장된다”면서 “지금 상황이 어렵지만, IMF(국제통화기금) 때보다 더 어렵나? 2008년 글로벌 위기 때보다 더 어렵나? 그때도 새마을금고에서 예금자 손해 본 거 한 분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새마을금고 사태가 다른 금융 불안으로 번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은 불안 심리만 확산하지 않으면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 전날 코스피는 기관투자자들의 매도세에 전 거래일 대비 2.3% 급락했다. 새마을금고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에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돼서다. 이날 시장에서는 “새마을금고가 보유 주식을 전액 환매 지시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까지 떠돌았다.

"예금 재예치시 기존 혜택 복원" 

새마을금고 현장방문에 나선 한창섭(왼쪽) 행정안전부 차관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남동새마을금고 경희궁지점에서 통장을 개설하는 사이 한 고객이 예금 해지 상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새마을금고 현장방문에 나선 한창섭(왼쪽) 행정안전부 차관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남동새마을금고 경희궁지점에서 통장을 개설하는 사이 한 고객이 예금 해지 상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도 이날 열린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전반적인 건전성과 유동성이 우수하고 정부가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으므로 과도한 우려를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최근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조짐을 진화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는 또 “오는 14일까지 예ㆍ적금을 재예치할 시 최초 가입조건과 동일한 이율 및 비과세로 기존 혜택을 복원한다”고 강조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새마을금고발(發) 채권 매도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과 5일 새마을금고와 신협중앙회 등이 포함된 '종금'은 약 2조3000억원대 채권을 순매도했다. 최근 1년간 종금의 일일 채권 순매수 규모가 평균 965억원이었음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란 평가다. 다만, 김 위원장은 “이상 인출만 없으면 적어도, 원래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은 정말 여러 가지 변수에서 영향을 받지만 적어도 새마을기금 때문에 영향받는 일은 없다”고 했다.

한편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새마을금고 신규 예금에 가입했다. 새마을금고 관련 불안심리 진정에 앞장서기 위해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종로구 사직동 새마을금고 본점을 방문해 6000만원을 예금했다. 현장에서 고객을 만난 김 위원장은 불안한 마음으로 예금을 인출해 손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도 전날 종로구 교남동 새마을금고 경희궁지점에서 상품에 가입한 뒤 현금을 예치한 바 있다.

연체율 상위 30개 새마을금고에 대한 특별검사도 연기됐다. 행안부는 연체율이 높은 100개 금고를 집중관리 대상으로 선정해 이중 연체율 10%가 넘는 30개 금고에 대해 다음주부터 특별검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시장 상황 안정과 예금자 불안 등을 고려해, 특별검사 일정을 일단 미뤘다”면서 “하지만 특별검사를 하겠다는 계획 자체가 취소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황이 안정되면 조만간 일정을 다시 잡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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