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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아침 묵상

“인생이란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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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고진하 시인

고진하 시인

우산 챙기지 않고 나갔다가 소나기를 만나 흠뻑 젖어 돌아오며 중국 소동파의 시가 떠올랐네. ‘숲의 나뭇잎 때리는 빗소리가 들려도 괘념치 말게. 시 읊조리며 천천히 거닐어도 좋은 것을.’(‘정풍파’) 평생 신산고초를 겪으며 살았던 시인은 큰 낭패를 당해도 신세 한탄을 하지 않고 역경 속에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즐길 줄 알았지. 천변만화하는 인생길을 걷다 폭풍우를 만나도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웠다면 빗소리가 천상의 음악으로 들리리.

고진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