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6일 한국 전쟁 당시 다부동 전투 등을 승리로 이끈 고(故) 백선엽 장군에 대해 "친일파가 아니라는 것에 직을 걸고 이야기할 자신이 있다"고 했다.
박 장관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백 장군은 최대의 국난을 극복한 최고의 영웅"이라며 "가당치도 않은 친일파 프레임으로 공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백 장군의 국립묘지 안장 기록에는 ‘친일반민족행위자’ 문구가 등재돼 있다. 이 문구는 2019년 3월 당시 보훈처가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반민규명위)가 정한 명단을 기준으로 보훈처와 현충원 홈페이지의 안장자 기록에 적은 것이다.
박 장관은 "그 위원회의 회의록까지 봤는데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면서 "그냥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여서 방망이(의사봉)를 쳤는데, 그 위원회가 그 사람이 친일이다 한다고 해서 그것이 역사적인 팩트가 되는 건 아니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1명) 위원들의 사회적 이력을 보면 역사적으로 상당히 편향된 사람들도 많이 있더라"는 말을 덧붙여 소속부처 행정의 정당성을 스스로 문제 삼았다.
백 장군이 독립군 토벌 활동을 한 전력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백 장군이 간도특설대에 복무할 당시 나이가 22살이었다"며 "그 당시 만주에는 독립군이 없었고 거기 있던 사람들은 항일하던 중국인 내지는 비적들"이라고 반박했다.
또 설령 백 장군에게 친일 전력이 있다 하더라도 안장 기록에 이를 기록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게 박 장관의 주장이다. 그는 "예를 들어 독립운동을 했거나 전쟁 영웅이다, 하지만 음주운전 전과로 감옥에 간 적이 있다고 치자"면서 "그러면 (그것은) 왜 기재를 안 하느냐. 그래서 그것은 법적 근거 없이 당시 정치적 환경 때문에 그런 조치를 했다는 강한 의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백 장군의 '친일반민족행위자' 문구를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 장관은 지난 5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백 장군을 비롯한 12명의 현충원 영령이 그런 수모를 겪고 있다"며 "보훈부 차원에서 문구를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곧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