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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거나 테니스치다 응급실행...장마속 폭염에 집단 식중독까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장마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는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자전거를 타거나 운동을 하다 쓰러지거나 밭일 도중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세계 기상 정보 비주얼 맵인 어스윈드맵으로 확인한 지난 2일 오후 3시 한반도 일대가 기온과 불쾌지수 상승으로 붉게 표시되고 있다. [뉴스1]

세계 기상 정보 비주얼 맵인 어스윈드맵으로 확인한 지난 2일 오후 3시 한반도 일대가 기온과 불쾌지수 상승으로 붉게 표시되고 있다. [뉴스1]

3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3시 37분쯤 광주광역시 서구 마륵동 한 다리 위에서 A씨(67)가 자전거를 타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발견 당시 A씨의 체온은 41도였다.

이날 오후 5시 22분쯤에는 전남 화순군 한 운동장에서 B씨(54)가 운동을 하던 중 쓰러졌다가 주민 10여명이 발 빠르게 대처한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 지역 주민은 심폐소생술을 하고 신고했다. B씨는 병원으로 이송하던 중 호흡이 돌아왔다.

이날 오후 3시쯤에는 전북 완주군청 야외테니스장에서 테니스를 하던 C씨(33)가 팔다리와 복부 등에 경련을 일으키고 심장박동수가 빨라지는 증세를 보였다. C씨는 야외에서 5~6시간가량 동안 운동을 했다.

컷 구급차

컷 구급차

앞서 지난 1일 오후 1시 2분쯤 충남 아산시 선장면에서 밭일하던 D씨(86)가 오한 증상을 보이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고, 같은 날 낮 12시 28분쯤 서산시 팔봉면에서는 E씨(52)가 어지럼증 등을 호소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 경기도에서도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온열질환자 13명이 발생했다.

축산농가도 비상이다. 경기도 평택 한 농장에서 지난 2일 무더위로 닭 2700여 마리가 폐사하기도 했다. 무더위에 취약한 오리와 닭을 키우는 농가는 폭염에 따른 집단폐사를 걱정하고 있다.

축산농가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쉴 새 없이 안개 분무기나 스프링클러를 작동시키고, 천장에 구멍을 뚫는 온도 저감 시설을 설치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오리 농장을 운영하는 한 농장주는 "폭염특보가 내려질 때마다 잠을 이루지 못한다"며 "벌써 이렇게 더우면 올여름을 어떻게 나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무더위에 집단 식중독 환자도 발생했다. 1일 낮 12시쯤 충북 청주시 청원구 한 예식장에서 점심을 먹은 32명이 설사와 구토 증세를 보였다. 이들은 응급실 등 지역 병원 5곳을 찾아 치료를 받았다. 보건당국은 해당 예식장에서 같은 시간대에 식사한 인원을 400여명으로 추정하고, 환자 가검물 등을 채취해 역학조사를 의뢰했다.

지난달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일대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김종호 기자

지난달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일대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김종호 기자

폭염 특보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지난달 30일부터 4일째 발효중이다. 3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경북(칠곡·의성), 경남(김해), 대구, 경기(이천·여주·양평), 강원(홍천 평지·춘천), 충남(부여) 등 10개 지역에 폭염 경보가 발효 중이며, 이밖에 지역은 폭염 주의보가 내려졌다.

폭염 경보가 발효 중인 대구 달서구에 거주 중인 최익영(35)씨는 “이른 아침부터 더워 자녀 어린이집 등원시키는 일에 진땀을 뺐다. 이른 더위에 6월 말부터 에어컨을 켜기 시작해 전기료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내일부터 이틀간 전국에 비가 예상돼 폭염 특보는 대부분 해제되겠으나, 5일 오후부터 다시 기온이 올라 폭염 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며 “오늘 낮 기온은 33도 내외지만,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는 33~35도로 오르면서 무덥겠으니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하고 농업·축산업에 피해가 없도록 대비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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