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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세 아빠 비보이' 김헌우, 아시아선수권 금빛 브레이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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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세 아빠 비보이 김헌우. 사진 김헌우 인스타그램

36세 아빠 비보이 김헌우. 사진 김헌우 인스타그램

한국 브레이킹 국가대표 김헌우(36·윙)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전망을 밝혔다.

김헌우는 2일 중국 항저우에서 끝난 2023 세계댄스스포츠연맹(WDSF) 아시아 브레이킹 선수권대회 남자부에서 금메달을 땄다.

이번 대회는 올해 10월 열릴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테스트 이벤트였다. 경기장인 공슈 카날 스포츠 파크 체육관과 선수촌 시설을 그대로 사용했다. 여기에 WDSF가 주관하는 대회 중 가장 높은 랭킹 포인트 레벨이 적용됐다.

김헌우는 대만의 순첸을 꺾고 4강에 올랐다. 결승 길목에서 대표팀 동료 김홍열(39·홍텐)을 만났다. 김헌우는 치열한 접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김헌우는 결승에서 중국의 상샤오유를 3-0으로 완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한 김헌우는 누적 랭킹 포인트에 상관없이 내년 파리올림픽 예선전인 ‘올림픽 퀄리파이어 시리즈(OQS)’에 직행하게 됐다.

아시안선수권 금메달을 딴 김헌우. 사진 대한민국댄스스포츠연맹

아시안선수권 금메달을 딴 김헌우. 사진 대한민국댄스스포츠연맹

1970년대 미국 뉴욕에서 생겨난 브레이크 댄스는 힙합 비트에 맞춰 추는 고난도 춤이다. 201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유스올림픽에서 큰 인기를 끌자,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파리올림픽이 정식종목으로 채택했다. 브레이킹은 1대1 배틀 방식으로, 2~3라운드로 진행된다. 피겨 스케이팅와 비슷하게 남녀 9명의 심판이 테크닉, 표현력, 독창성, 수행력, 음악이해도 등 5개 분야를 채점 한다.

김헌우는 한국 브레이킹을 대표하는 선수다. 닉네임 ‘윙’은 날개를 달고 널리 활동하겠다는 뜻에서 붙였다. 윙은 12세였던 1999년, 만화 ‘힙합’(1997~2004년 ‘아이큐점프’ 연재)을 보며 춤동작을 따라했다. 청소년 시절, 지하철 운행이 끝난 새벽에 역사 대리석 바닥에서 연습했다. 만화를 보며 입문해 세계 최고에 올랐다. 2008년 ‘레드불 비씨원 월드파이널’를 필두로 등 메이저대회를 석권했고, 지금까지 총 우승만 100회가 넘는다. 태권도, 양궁처럼, 한국 남자 브레이킹은 2005년부터 세계 톱클래스를 유지하고 있다.

1987년생 윙은 올해 36세고, 내년 파리올림픽 때면 37세다. 하지만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출전은 국민적 관심과 종목 비전을 높일 기회라고 생각한다. 세 아이를 둔 그는 ‘아빠 비보이’다. 집에서 육아를 병행하며 거실, 주방, 아이방을 넘나들며 현란하게 브레이킹하는 영상을 찍은 적도 있다. 아이들이 커서 춤을 추겠다고 한다면 “당연히 오케이”라고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춤을 추고 있다.

한편, 홍텐은 이번대회 남자부 3-4위 결정전에서 중국의 치시앙유를 3-0으로 꺾고 동메달을 땄다. 앞서 홍텐은 8강에서 세계 2위 나카라이 시게유키를 꺾기도 했다.

아시아선수권 비걸 동메달을 딴 전지예.

아시아선수권 비걸 동메달을 딴 전지예.

여자부 비걸 부문에서는 전지예(24, 프레시벨라)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8강에서 중국의 증영영을 연장 끝에 제압한 전지예는 4강에서 ‘이번 대회 우승자’ 일본의 후쿠시마 아유미(아유미)에 아쉽게 패했다. 전지예는 3-4위 결정전에서 세계랭킹 1위 중국의 리우칭위(671)을 2-1로 눌렀다. 풋워크와 스탭을 바탕으로한 다채로운 움직임을 선보였고, 3라운드에서는 윈드밀과 프리즈 등 고난도 파워무브 기술까지 수행했다.

지난 6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WDSF 인터내셔널 시리즈 동메달을 딴 전지예는 2연속 시상대에 올랐다. 전지예는 650포인트를 획득해 파리올림픽 예선전 퀄리파이어 시리즈 출전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대회에서 금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획득했다. 정형식 브레이킹 국가대표 감독은 “우리나라가 여전히 브레이킹 강국이라는 것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 올림픽 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한 그동안의 노력들이 결과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대회에서 느낀 점들을 보완하고 훈련에 정진하여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향해 더욱 나아가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대회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3일 인천공항을 통해 기국하는 대표팀은 다음달 30~31일 포르투갈에서 열릴 월드시리즈에 출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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