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빛 브레이킹 꿈꾸는 33세 아빠 비보이

중앙일보

입력 2020.12.1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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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비보이 윙’ 김헌우는 2004년부터 공연과 대회 참가를 위해 유럽·아메리카·아프리카 대륙을 돌았다. 우승만 103회에 달한다. [사진 레드불]

‘비보이 윙’ 김헌우는 2004년부터 공연과 대회 참가를 위해 유럽·아메리카·아프리카 대륙을 돌았다. 우승만 103회에 달한다. [사진 레드불]

“작년에 딸(김초아)이 태어나고 얼마 안 지나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했어요. 아티스트로서, 아빠로서 힘든 시기였죠. 집에서 아이를 돌봐야 하는 부모에게 공감을, 모두가 힘든 시기에 밝은 에너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비보이 세계 2위 ‘윙’ 김헌우
2024 파리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
만화 보며 입문해 세계 최고 성장
선수 등록 후 대회 거쳐 국가대표

비보이 윙(김헌우·33)을 15일 서울에서 만났다. 윙은 전날 한 음료 회사와 촬영한 ‘브레이킹 앳 홈’ 영상을 공개했다. 집에서 육아를 병행하는 윙이 거실, 주방, 아이 방을 넘나들며 현란하게 브레이킹하는 모습이 담겼다. 대표적인 시그니처 무브 ‘2000’(물구나무서서 드릴처럼 도는 기술)도 선보였다.

윙은 “공연과 대회를 위해 전 세계를 돌았는데, 코로나로 올해는 1월 폴란드가 마지막이었다. 전 세계 비보이와 비걸(여성)이 어려움을 겪는데, 희망적인 소식이 전해졌다”고 말했다. 브레이크 댄스가 2024년 파리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는 소식이다.

‘비보이 윙’ 김헌우는 2004년부터 공연과 대회 참가를 위해 유럽·아메리카·아프리카 대륙을 돌았다. 우승만 103회에 달한다. [사진 레드불]

‘비보이 윙’ 김헌우는 2004년부터 공연과 대회 참가를 위해 유럽·아메리카·아프리카 대륙을 돌았다. 우승만 103회에 달한다. [사진 레드불]

1970년대 미국 뉴욕에서 생겨난 브레이크 댄스는 힙합 비트에 맞춰 추는 고난도 춤이다. 201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유스올림픽에서 큰 인기를 끌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젊은 세대를 붙잡기 위해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야구를 빼고 브레이크 댄스를 넣었다.

윙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그랬듯, 누구든 직접 퍼포먼스를 본다면 진짜 재미를 느낄 거다. 힙합 문화의 하나이며, 배틀 형식으로 스포츠로서의 요소도 지녔다”고 소개했다. 올림픽에서는 ‘브레이크  댄스’가 아니라 ‘브레이킹’으로 부른다. 남녀 개인전에 금메달이 1개씩 걸렸다. 일대일 토너먼트로 진행된다. 피겨 스케이팅처럼 심사위원이 기술·연기·창의력·대중성을 평가해 승패를 가린다.

‘비보이 윙’ 김헌우는 2004년부터 공연과 대회 참가를 위해 유럽·아메리카·아프리카 대륙을 돌았다. 우승만 103회에 달한다. [사진 레드불]

‘비보이 윙’ 김헌우는 2004년부터 공연과 대회 참가를 위해 유럽·아메리카·아프리카 대륙을 돌았다. 우승만 103회에 달한다. [사진 레드불]

태권도, 양궁처럼, 브레이크 댄스는 2005년부터 15년째 한국이 세계 톱 클래스다. ‘비보이 랭킹즈’에 따르면 국가 랭킹은 한국이 미국에 이어 2위다. 팀 랭킹은 한국의 ‘진조크루’가 3위다. 1위 레드불 BC원올스타즈, 2위 몬스터비보이즈는 단일팀이 아니라 올스타팀이다. 윙은 1, 3위 팀에 모두 속했다.

닉네임 ‘윙’은 날개를 달고 널리 활동하겠다는 뜻에서 붙였다. 윙은 2008년 ‘레드불 비씨원 월드파이널’를 필두로 등 메이저대회를 석권했다. 총 우승만 103회다. 개인 세계랭킹은 멘노(네덜란드)에 이어 2위다. 윙은 12세였던 1999년, 만화 ‘힙합’(1997~2004년 ‘아이큐점프’ 연재)을 보며 춤에 빠졌다.

‘비보이 윙’ 김헌우는 2004년부터 공연과 대회 참가를 위해 유럽·아메리카·아프리카 대륙을 돌았다. 우승만 103회에 달한다. [사진 레드불]

‘비보이 윙’ 김헌우는 2004년부터 공연과 대회 참가를 위해 유럽·아메리카·아프리카 대륙을 돌았다. 우승만 103회에 달한다. [사진 레드불]

윙은 “만화책을 보고 춤 동작을 따라 했다. 2004년 처음으로 해외대회에 나가서 우승했다. ‘힙합’의 김수용 작가님이 2016년 웹툰 ‘진조크루’을 연재했다. 거기에 내가 주인공(성태하·바비)과 만나는 장면도 나온다”고 소개했다.

2000년 케이블TV에서 방송하던 ‘댄스 불패’가 인기였다. 당시 댄스 배틀이 큰 인기였다. 하지만 2010년을 기점으로 브레이크 댄스 인기가 사그라들었다. 온라인 게임 등 즐길 거리가 많아져서다. 윙은 “현재 한국 비보이는 초보자 1만명 정도이고, 쇼잉이 가능한 인원 200~300명이다. 해외 대회에 갈만한 인원은 20명에 불과하다. 프랑스는 국립 비보이단이 있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비보이 윙’ 김헌우는 2004년부터 공연과 대회 참가를 위해 유럽·아메리카·아프리카 대륙을 돌았다. 우승만 103회에 달한다. [사진 레드불]

‘비보이 윙’ 김헌우는 2004년부터 공연과 대회 참가를 위해 유럽·아메리카·아프리카 대륙을 돌았다. 우승만 103회에 달한다. [사진 레드불]

올림픽은 브레이크 댄스에 대한 인식과 관심을 바꿔놓을 계기다. 윙은 “청소년 시절, 지하철 운행이 끝난 새벽에 역사 대리석 바닥에서 연습했다. 취객이 시비를 걸기도 했고,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다. 올림픽 출전은 국민적 관심과 종목 자체의 비전을 높일 기회”라고 말했다.

‘국가대표’ 비보이나 비걸을 꿈꾼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한민국댄스스포츠연맹은 최근 브레이킹 분과위원회를 구성했다. 내년부터 선수 등록을 받는다. 올림픽에서 브레이킹을 주관할 세계댄스스포츠연맹이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게 된다. 국가대표 선발전과 세계선수권대회, 세계랭킹 등으로 올림픽 출전자를 결정할 전망이다.

1987년생 윙은 4년 뒤 파리올림픽 때면 38세다. 윙은 “선수라는 말이 어색한 나이다. 그래도 첫 올림픽이다. 한국이 메달권으로 갈 수만 있다면, 난 지도자든 선수든 상관없다. 나이보다, 몸을 얼마나 관리하고 춤을 어떻게 만들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윙의 아내는 현재 둘째를 임신했다. 그런 윙에게 “두 아이가 커서 춤을 춘다면 허락할지” 물었다. 그는 “당연히 오케이다. 그런 환경을 만들기 위해 춤을 추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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