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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과시에 깍두기 인사...'하얏트호텔 난동' 수노아파 39명 기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20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난동을 부린 폭력조직 ‘수노아파’ 조직원 수십명이 무더기로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신준호 부장검사)는 30일 수노아파 조직원 9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단체 등의 구성·활동)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30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2020년 10월 수노아파 조직원들 중 일부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난동을 피울 당시 모습. 사진 서울중앙지검

2020년 10월 수노아파 조직원들 중 일부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난동을 피울 당시 모습. 사진 서울중앙지검

검찰에 따르면 조직원 윤모(51)씨 등 12명은 2020년 10월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3박 4일간 머물던 중 배상윤 KH그룹 회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호텔 직원들을 위협했다.

이들은 레스토랑에서 밴드 공연 중이던 악단과 손님들에게 욕설하는가 하면, 호텔 직원의 만류에도 전신의 문신을 드러낸 채 사우나를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객실에서 흡연하거나 조폭식 인사를 하며 호텔을 활보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들이 난동을 부린 이유로 검찰은 윤씨와 수노아파 원로조직원인 최모씨가 배 회장의 사모펀드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점을 들었다. KH그룹은 2019년 말 사모펀드 ‘인마크사모투자합자회사’ 등이 호텔을 인수할 당시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다. 당시 수노아파의 주요 인물들도 사모펀드에 투자했는데, 손실을 보자 이를 회수할 목적으로 조직원들을 사주해 난동을 부렸단 것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2월 윤씨 등 12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검찰은 지난해 3월~9월 수노아파 합숙소와 유흥주점 등 6곳의 CCTV와 계좌 및 통화 내역을 다시 분석해 압수수색하는 등 직접 수사에 나섰다.

한편 배 회장 역시 폭력조직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현재 KH그룹 계열사에 4000억 원대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 및 650억 원대 계열사 자금을 빼돌려 개인 투자, 도박자금 등에 사용한 횡령 혐의를 받는다. 또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과정에서 담함했다는 혐의도 있다.

수노아파는 1980년대 후반 전남 목포시에서 결성된 조직으로 1990년대 중반 서울로 활동 무대를 옮겨 2000년대 들어 전국 10대 폭력 조직 세력 중 하나로 커졌다. 유흥업소 운영과 주택 철거 등이 이들의 주된 사업 영역이다. ‘수노아’라는 이름과 관련해선 수노아파가 결성된 장소인 ‘수노아 호프’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칼침으로 수를 놓다’는 의미에서 따왔다는 설이 있다.

검찰은 “이번 난동 사건을 폭력범죄단체 이용 및 활동죄로 의율하고 주요 가담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구속 수사로 사실상 조직을 와해 수준으로 해체했다”며 “앞으로도 전국 주요 조폭의 구성원과 신규 조직원 등에 대한 정보 수집 및 수사 활동을 강화하고 조직원은 물론 배후 세력까지 발본색원해 폭력조직을 해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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