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화 문동주, 외국인 선수들에게 인기 많은 비결은?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문동주(20)는 팀 내 외국인 선수들에게 인기가 많다. 시즌 도중 대체 선수로 합류한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와 타자 닉 윌리엄스는 "처음 팀에 왔을 때 가장 먼저 다가와 말을 건 선수가 문동주였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지난 시즌 중반부터 함께한 투수 펠릭스 페냐도 "문동주가 선수들 중 영어를 가장 잘한다. 그래서 친해졌다"고 추켜세웠다.

한화 투수 문동주. 연합뉴스

한화 투수 문동주. 연합뉴스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 사이에는 어쩔 수 없는 언어의 장벽이 존재한다. 문동주가 그 어려움을 비교적 쉽게 극복한 건 어린 시절 영어 유치원에 다닌 경험 덕분이다.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만난 문동주는 "부모님이 '영어를 할 줄 알면 나중에 커서 분명 도움이 될 거다'라며 영어 유치원에 보내신 기억이 난다"고 했다.

아직은 영어를 막힘 없이 구사하는 수준은 아니다. 문동주는 "아무래도 시간이 꽤 지나서 다 잊어버렸다. 나 역시 다른 선수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기본적인 인사를 나누고 간단한 의사소통을 하는 정도다. 영어 듣기는 어느 정도 되지만 말하기는 역시 어렵다"고 쑥스러워했다. 그래도 외국인 선수에게 먼저 말을 걸면서 대화를 시도하는 적극성은 영어 실력을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문동주는 "외국인 선수들이 생각보다 한국어 단어들을 빨리 배운다. 나도 그들과 얘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로 말하는 연습도 되니 여러모로 좋다"고 말했다.

문동주의 아버지는 해머던지기 국가대표 출신인 문준흠 장흥군청 육상팀 감독이다. 문 씨 자신이 선수 시절 해외 전지훈련을 다니면서 영어 회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문동주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온 어머니 역시 아들의 미래를 위해 큰맘 먹고 결단을 내렸다. 문동주는 "내가 어렸을 땐 주변에 영어 유치원이 그리 많지 않았다. 비용도 만만치 않아 어머니가 금전적인 부담으로 고민도 하셨다고 들었다"며 "부모님이 어릴 때부터 영어의 중요성을 강조하신 덕에 내가 지금 좋은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다. 항상 감사드리는 마음뿐"이라고 털어놨다.

한화 투수 문동주. 연합뉴스

한화 투수 문동주. 연합뉴스

어린 시절 배운 영어는 훗날 더 큰 무기가 될 수도 있다. 문동주는 2년 차인 올해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 투수로는 최초로 시속 160㎞가 넘는 강속구를 던져 화제를 모았고,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야구대표팀 멤버로 선발됐다. 가장 최근 등판인 지난 24일 NC 다이노스전에선 8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후 최고의 피칭을 했다. 향후 KBO리그를 넘어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도전할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문동주가 20대 중반쯤 되면 리그 톱 클래스 투수가 될 것 같다. 구속도 앞으로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동주는 "(MLB 도전 같은 건) 아직 너무나 먼 얘기"라고 손사래를 치면서 "지금은 외국인 선수들과 잘 지내는 것에 만족한다"고 웃어 보였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